[이주의 해시태그-#럭키라이프] 눈깜빡하면 70세 "인생은 짧고 남는 건 없네"

럭키라이프는 게임으로 분류하기도, 아니라고 하기도 어렵다. 럭키라이프를 시작하면 한 남자가 나타나는데 스무살이다. 진행 방식은 간단하다.

주어진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실패(FAIL)`와 `성공(SUCCESS)`이 갈린다. 선택지로 집, 차, 아내, 애완동물, 직업, 여행지 등이 제시된다. 때때로 스포츠카, 고급 세단, 경비행기, 농장 등 스페셜 아이템도 11개 나온다.

네잎클로버로 성공 확률을 조금 높일 수 있지만 그 외에 이용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성공하면 선택한 아이템을 얻고 실패하면 아무 것도 없다.

인생은 70세까지 진행되는데 한 살에 한 번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네잎클로버는 시작할 때 7개가 주어지고 성공할 때마다 충전이 된다.

선택 시 네잎클로버를 많이 걸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시스템 같은데, 체감상 많이 걸거나 적게 걸거나 성공 여부는 `복불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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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기라이프 플레이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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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라이프 메인화면

럭키라이프는 그 이름 그대로 확률 기반 인생게임이다. 스무살에서 일흔살 노인이 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얻을 수 있는 대부분 것들은 운에 의해 결정된다.

`노오~오력` 따위는 필요 없다. `금수저` 같은 출발선이 다른 상황도 펼쳐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운과 확률에 의해 결정된다.

70세가 되면 캐릭터는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올라간다. 죽음이다. 하늘로 올라간 뒤에는 캐릭터가 이번 인생에서 얻은 아이템을 사진첩으로 보여준다.

한 번 인생을 사는데 대충 20분이 걸리지 않는데 사진첩을 보고 있노라면 묘한 감정이 든다. 비록 캐릭터지만 그가 산 인생이 몇 장의 사진으로 정리되는데 약간 허무함을 느낀다.

아내와 애완동물처럼 새로 생긴 가족을 보고 있으면 좋은 집, 좋은 차처럼 물질적인 재산은 별 것 아니게 느껴진다.

럭키라이프는 전직 삼성테크윈, 삼성전자 선임연구원들로 구성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팀 `서머스트림(Summer Stream)`이 만들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던 이들이 회사를 나와 전업 앱 개발자가 됐다.

개발진 이력을 알고 나면 이 게임이 풍기는 분위기가 조금 더 가슴으로 다가온다. 버둥거리며 살아가다 죽는 우리 모습을 3자 입장에서 보는 경험은 조금 과장되게 말하며 한때 유행했던 `본인 장례식 체험`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럭키라이프가 모바일게임으로 유의미한 점은 간단한 조작 방식 외에 또 있다. 이 게임은 콘텐츠 내에서 결제 시스템이 없다. 배너 광고 유치로 매출을 채우는 시스템이다.

광고를 보면 네잎클로버가 채워진다. 기부라는 형태로 모금을 하지만 하지 않더라도 게임진행에는 무리가 없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이용에 부담이 없다.

럭키라이프의 또 하나 미덕은 콘텐츠가 예쁘다는 것이다. 컬러감과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사용자환경(UI) 디자인은 요즘 추세에 맞으면서 군더더기가 없다. 주관적인 평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끌릴 만한 세련된 감성을 지녔다.

모바일게임은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그 노력을 회피하기 위해 돈을 쓰고 게임을 직접 하는 재미를 포기해야 한다. 포켓몬 고에 와서는 직접 밖으로 나가 돌아다녀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것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때로는 가볍게 즐기면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럭키라이프는 일상이 점점 모바일에 갇히는 시대에 숨통을 틔워준다.

한줄평: 인생의 팔 할은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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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라이프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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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기라이프 게임설명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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