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정수장에서 자외선으로 간단하게 조류 독소 유해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국산 설비가 개발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이상한 맛과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과 유해한 조류독소 물질을 자외선으로 없앨 수 있는 국산 설비를 개발해 인천 남동정수사업소에 설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설비에는 오염된 물에 과산화수소(H2O2)나 차아염소산염(HOCl) 등 수처리용 산화제를 주입하고 자외선을 쏘아 만들어지는 수산화 라디칼(OH Radical)로 고도산화정수처리(UV-AOP) 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수산화 라디칼은 다른 물질과 반응하려는 성질이 매우 높은 물질이다. 강력한 산화·소독 기능으로 다양한 오염물질과 반응해 위해물질을 산화·제거한다.
이 장치는 기존 고도산화 정수처리 설비에 비해 규모가 적고, 설치가 쉬워 유지 관리하기도 용이하다. 일 처리용량 5만톤이하 중소규모 정수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국내 중소규모 정수장은 총 508개소로, 전체 정수장(585개소)의 87%이다.
이번 기술 개발로 그동안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던 자외선 고도산화 정수처리 시설 국산화가 가능해졌다. 오존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적 잔류물질을 남기지 않고, 조류가 발생되지 않는 평상시에는 소독설비로 운영이 가능하다.
이 설비는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조류감시·제거활용기술개발 실증화사업`의 하나로, 에코셋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녹조로 인해 발생하는 맛·냄새 유발물질과 독소유해물질에 대한 자외선 고도산화 정수처리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인천 남동정수사업소에서 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김형태 에코셋 대표는 “현재 개발된 설비로는 하루 4000∼5000톤 규모의 정수를 처리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하루 처리 규모를 1만톤 이상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