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르네사스테크놀로지가 미국 산업용 반도체 업체 인터실을 인수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인수액은 최대 3000억엔(3조3500억원)이다. 이르면 이달 안에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르네사스는 전력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인터실을 인수해 자율주행차 개발 등에 활용, 수요가 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연간 336조원을 넘는 세계 반도체 시장은 스마트폰 수요 증가가 둔화하면서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자동차 시장은 자율운전 등 새로운 분야가 생기고 엔진 전자 제어가 진화하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또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아무나 진입할 수 없다.
인터실은 미국 나스닥 상장업체다. 지난 19일 현재 시가총액은 21억달러다. 르네사스는 일정 비율 프리미엄을 얹어 기존의 주주들로부터 주식 전부를 매입할 방침이다. 인수자금은 보유자금과 은행 대출로 마련할 계획이다.
인터실은 전력 조정 반도체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약 20%다. 자동차 및 산업기계, 스마트폰 등에 필수 제품을 공급한다. 전자회로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전력 소비를 억제하는 기능이 강점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연간 3조엔(약 33조5000억원) 정도다. 네덜란드 NXP반도체는 2015년에 미국 프리스케일반도체, 인피니언은 다른 미국 회사를 각각 인수했다. 이로 인해 2014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선두이던 르네사스는 두 회사에 밀려 3위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르네사스는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 반도체 부문을 분사해 만든 르네사스테크놀로지와 NEC일렉트로닉스가 통합, 2010년에 출범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경영 위기에 빠졌지만 관·민 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토요타자동차 등의 출자 및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쳐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