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제학교로 선정된 인천기계공업고는 학생이 일주일 가운데 사흘은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받고 이틀은 기업에 가서 생산에 직접 사용하는 장비를 활용해 실습해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사회 경험이 없는 아들이 일과 공부를 잘 병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자기 나름대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스스로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다”면서 “다른 부모에게도 도제훈련을 적극 추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 업체 천일엔지니어링은 우수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자 지난해 도제학교 협약기업으로 참여해 학생 4명을 교육하고 있다. 경력 25년 이상의 기업현장교사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편성된 훈련프로그램에 따라 학생을 가르치고 있고 학생은 기업현장교사를 롤모델로 삼아 해당 분야 최고의 명장을 꿈꾸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조환수 천일엔지니어링 대표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기 전에는 신입 직원의 역량을 알기 어려웠고 기술도 다시 가르쳐야 해서 재교육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이런 문제가 대부분 해결됐다”면서 “회사 전반적으로 학습 분위기가 조성돼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재학생 단계 일학습병행제 일환으로 추진 중인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내년에 200여 특성화고로 확대·운영한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현재 운영 중인 도제학교 60곳에 특성화고 140여 곳을 추가로 선정해 내년까지 도제학교 200여 곳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학생 수도 올해 2674명에서 내년에는 7000여명으로 늘어난다.
도제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산업 분야도 기존 공업계열 외에 서비스·정보기술(IT)·경영사무 등 특성화고 교육 전분야로 확대된다.
도제교육기간도 다양화한다. 기존에는 도제식 교육 훈련기간이 일률적으로 2년이었지만 앞으로는 참여 산업분야 특성에 맞게 학교와 기업이 협의해 1.5~2.5년까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2학년부터 시작할 수 있던 교육훈련을 1학년(2학기)부터 허용해 학생의 조기 진로탐색을 지원하고 학교의 학생선정과 집중 진로교육, 기업-학생 매칭도 강화할 예정이다.
새로운 기술 분야는 우대한다. 사물인터넷(IoT)나 3D프린터 등 신기술 분야는 학생 수나 참여기업 조건 등 일부 참여요건을 탄력 있게 적용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기업 인력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교육훈련 품질과 직결되는 학교 교원, 기업현장 교사의 역량 개발을 위해 NCS기반 교수법, 학생관리 상담기법, 최신 업종 트렌드 및 시설·장비 사용법 등과 관련한 연수를 주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고용부는 이번에 선정된 사업단(학교와 기업)에 시설장비비와 교육과정 개발·운영비 등으로 총 600여억 원을 지원한다. 교육부와 고용부가 각각 250억원과 350억원을 부담하고 사업단에는 연간 최대 20억원까지 지원한다. 참여 기업에는 현장훈련 비용과 훈련인프라 비용(기업현장교사, 현장훈련 프로그램, 학습도구 컨설팅)도 별도 지원한다.
사업에 참여하려는 사업단은 다음달 21일까지 100명 이상의 학생과 30개 이상의 협약기업 등 신청요건을 갖춰 신청하면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확대는 청년층의 조기진로 선택과 노동시장 진입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도제교육훈련이 정착된 독일이나 스위스 보다 낮은 청년 고용률을 개선하고 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스위스 베른 상공업직업학교 방문을 계기로 독일·스위스 도제식 현장교육을 우리 현실에 맞춰 도입한 제도다. 지난해 특성화고 9곳을 시작으로 전국 60개 특성화고, 830개 기업에서 학생 2674명이 참여하고 있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