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는 8월 자사 e스포츠리그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지역 간 선수 이동 규정`을 바꿨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내년부터 해외에 진출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는 해당 지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어야만 지역 팀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그동안 해당 지역 팀에서 2년을 활동하면 지역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로 인정했다. 한국 국적 선수가 2년 동안 중국 팀에서 활동하면 실제 국적과 상관없이 중국 선수(거주 선수)로 여긴 것이다.
이미 해외에 진출한 선수 중 거주 선수 자격을 얻지 못한 이들에게는 활동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강화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팀원 5명 중 2명을 다른 국적 선수로 구성할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롤)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e스포츠리그 중 하나다. 라이엇게임즈는 규정을 바꾼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e스포츠계는 한국 선수 활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한국 선수들 실력이 워낙 뛰어나 규정을 고치지 않으면 선수 이동이 활발해 지역색이 바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2016년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LoL 선수는 약 50명이다. 2014년 롤드컵 우승팀 삼성 화이트와 형제팀 삼성 블루 소속 선수 8명은 롤드컵 직후 중국 LoL팀으로 스카우트됐다.
기존 `지역 간 선수 이동 규정`에 의거해 2년 활동 뒤 거주 선수 자격을 확보한 한국 국적의 선수는 신우영(북미)등이 대표적이다.
4년 활동 뒤 2018년 말 거주 선수 자격을 확보할 가능성 있는 한국 국적 선수는 조세형(중국), 김혁규 (중국),허원석(중국), 정언영(북미), 최재현(북미), 류상욱(유럽) 등이다.
LoL e스포츠 정규 리그가 진행되는 주요 4개 지역 (북미,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중 동남아시아를 제외한 유럽, 북미, 중국 스프링 시즌 우승팀에 모두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다.
국가 대항전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우수성은 돋보인다. SK텔레콤 T1은 지난 5월 상해에서 열린 2016 MSI에서 우승했다. SK텔레콤 T1은 리그오브레전드 전 대회를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5시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2015 롤드컵)`에서는 한국팀(SKT T1 vs KOO타이거즈)끼리 결승에서 붙었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e스포츠 강국이다.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우리나라 선수들이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 후원 팀들이 등장하며 체계적으로 선수를 관리했다. LoL 프로팀을 운영하는 국내 대기업은 2015년 기준 삼성전자, SK텔레콤, KT, CJ, 대한항공(진에어) 5곳에 달한다. 1억원 이상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아프리카TV는 8월 `오버워치` 프로팀을 네이밍 스폰서하며 세계 재패에 도전한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올해 5월 출시한 1인칭슈팅(FPS)게임이다. 출시한지 두 달도 안 된 게임이지만 체계적으로 기업 관리를 받는 프로팀이 나왔다.
2008년 만들어진 국제e스포츠연맹(IeSF)은 한국이 설립을 주도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올해 상암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여는 등 앞선 인프라 만들기에 열심이다.
LoL에서 최고 인기 선수로 꼽히는 이상혁(페이커, SKT T1)는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십억 연봉을 제안 받고도 한국에 남았다.
국내 e스포츠 생태계를 향한 아쉬운 시선도 있다. 국산 게임 종목이 별로 없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e스포츠 종목은 `LoL`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하스스톤` 등 모두 외산게임이다.
때때로 터져 나오는 승부조작 사건도 찬물을 끼얹는다. 2010년, 2015년 발생한 일부 선수 승부조작 사건으로 e스포츠 생태계는 홍역을 치렀다. 협회(KeSPA) 차원에서 영구제명 등 중징계를 내리고, LoL에서 최저연봉(2000만원)을 보장하는 식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