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올해 말부터 해외 시장 판매를 시작한다.
개발 당시 현세대 전기자동차 `왕좌`를 보유한 닛산 `리프(Leaf)`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이던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동급 최장 주행거리, 저렴한 가격, 높은 에너지 효율성 등을 구현했다. 이제는 제너럴모터스(GM) `볼트(Bolt)EV`, 테슬라 `모델3` 등 차세대 전기차와의 대결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1회 충전 주행거리`다. 아직까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주유 인프라 대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전기차를 운전하기 위한 첫째 조건으로 꼽힌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국내 기준으로는 100% 충전하면 191㎞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인증 받았다. 도심 기준 1회 충전거리는 206㎞에 달해 국내 시판 전기차 가운데 유일하게 200㎞가 넘는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다음 달 진출하는 유럽에서는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 기준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 280㎞를 공인받았다. 국내에서 인증 받은 주행거리보다 약 47% 늘어난 것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닛산 리프는 국내 기준으로 최대 132㎞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유럽과 미국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폭스바겐 `e-골프`도 100% 충전 시 134㎞까지 달릴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두 차량보다 42.5~44.7%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배터리 용량과 공차 중량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배터리 용량은 28㎾h로 리프(24㎾h)나 e-골프(24㎾h)보다 4㎾h 더 크다. 공차 중량은 1445㎏으로 리프(1520㎏), e-골프(1538㎏)보다 75~93㎏ 더 가볍다.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 강도가 갑절 이상 높은 초고장력강판(인장강도 60㎏/㎟급 이상)을 차체 53% 이상 적용하고, 후드와 테일게이트 등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결과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사용된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히트펌프 시스템도 연비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적용된 LG화학 리튬이온배터리는 셀 간 전압 차가 0.001볼트(V) 수준이다. 닛산 리프에 적용된 BMS는 셀 간 전압 차가 0.1볼트에 이른다. 히트펌프 시스템은 냉매 순환 과정에서 얻는 고효율의 열과 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 트레인 전장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廢熱)까지 모든 열을 사용해 전력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해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기존 경쟁 모델 외에도 10월에 출시하는 GM 차세대 전기차 볼트EV와의 정면승부가 불가피하다. 지난 1월 2016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처음 공개된 볼트EV는 100% 충전 시 200마일(약 322㎞)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주행거리다. 배터리 용량이 60㎾h에 이르고, 급속충전 시 30분 만에 90마일(약 145㎞) 주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미국 정부 보조금(7500달러)을 지원받으면 3만달러(약 33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테슬라 `모델3`도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잠재 경쟁 모델이다. 모델3는 배터리 용량(44~66㎾h)에 따라 최장 215마일(약 346㎞)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속도까지 6초 만에 도달하는 주행 성능도 갖췄다. 무엇보다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갖춰 `레벨3` 수준에 해당하는 부분자율 주행도 가능하다. 판매가격은 3만5000달러(약 3854만원)로, 볼트EV보다 2500달러(약 272만원) 저렴하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미국에서 공인 연비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가장 전기 효율성이 높은 차량인 BMW `i3`(124mpge)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어댑티브크루즈콘트롤(ACC), 차로유지보조시스템(LKAS)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장착해 하이테크 이미지도 함께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시판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쟁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