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톡 수익화를 본격 추진한다. 이용자 기반 연결을 강화하고 그 과정에서 광고, 유료 콘텐츠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심는다. 포털 다음 약세, PC 광고 매출 하락, 온·오프라인연계 사업 투자 지속 등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실적 도약 발판으로 삼는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1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금까지는 이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구독하는 습관을 만들어온 단계로 아직 본격적 수익모델을 붙이지는 않았다”며 “카카오톡 수익 모델을 이제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화 핵심은 카카오톡 세 번째 탭 `채널`이다. 채널은 지금까지 `포털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검색뿐만 아니라 뉴스, 자동차, 유머, 연예, TV, 동영상, 패션 뷰티, 스포츠, 웹툰, 아트, 실시간 이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콘텐츠 홍수 속에서 카카오톡 이용자 행태를 분석해 맞춤형 추천, 광고 등을 제공하고 다양한 주체와 이용자를 연결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용자 기반도 탄탄하다. 월간이용자수(MAU) 2600만명으로 성장했다. 7월부터 제휴를 맺은 콘텐츠 협력사가 직접 채널에 콘텐츠를 발행해 노출되는 기능을 시험 중이다.
임 대표는 “카카오톡은 지금부터 이용자와 세상, 이용자가 원하는 파트너와 콘텐츠를 연결하는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용자에게 잘 전달되기 위해서 수많은 수익모델이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적최적화 광고와 이용자와 세상을 연결한다는 것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실적 부진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내 MAU 4149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의 견고한 지배력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임 대표가 콘퍼런스콜에 나와 직접 사업 방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카카오는 2분기 연결 매출 3765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5.3%, 전년 동기대비 66.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6.2%, 전년 동기 대비 132.8% 늘었다. 하지만 올해 초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 연결 매출을 제외하면 수익 증가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로엔 실적을 차감하면 2분기 매출 2661억원, 영업이익 86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가장 큰 수익원인 광고가 흔들린 다는 것은 문제다. 포털 다음 약세와 PC광고 매출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등 O2O 신사업도 당분간 실적을 견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서비스 출시 70여일 만에 누적 콜수 270만건, 가입자 100만명, 기사회원 11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서비스 성장 단계인 데다 마케팅 비용 탓에 아직 수익에 기여하기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카카오드라이버는 카카오택시와 비교해 성장속도가 유사하다”며 “8월 이후 사용자가 직접 요금을 입력하도록 가격 탄력성을 적용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