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라스트 마일 서비스 차별화, 데이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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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이베이코리아 O2O 담당 리드(Lead)

최근 수년 동안 온·오프라인 상거래 서비스가 고도화했다. 가장 마지막 단계인 배송에서는 고객 경험을 차별화할 수 있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서비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라스트 마일 서비스는 각국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중국은 이동수단을 다양화해 배송 속도를 높인다. 이처럼 영토가 넓은 국가는 정보통신(IT) 기업이 배송과 물류 네트워크를 잠식, 플랫폼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드론 배송 실험에 이어 제트기를 통째로 빌린 아마존이 대표 사례다. 우버는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잇츠(UberEats)와 당일 배송 서비스 우버러시(UberRush)를 실험하고 있다.

중국 음식배달 업계는 기존의 플랫폼 업체와 협력하거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라스트 마일 서비스 공세를 강화했다. 중국 현지 1위 음식배달 업체 어러머는 최근 알리바바에서 투자를 받았다. 배달 수단은 전동자전거에서 자동차로 확대했다.

또 다른 중국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사업자 와이마이는 현지 포털 바이두의 기술력을 활용한다.

이에 비해 영토가 좁은 우리나라는 택배업계의 치열한 시장 경쟁 때문에 10여년 전부터 익일배송이 활성화됐다. 앞으로 라스트 마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고도화·효율화해야 한다. 배송 인력을 확대하는 전통 방법이나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차별화 방법의 하나다.

영국 바이박스(ByBox)는 우리나라가 주목해야 할 사례다. 한국과 비슷한 전자상거래 수요는 물론 교통이 혼잡한 도시 지역에 배송 수요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바이박스는 2000년대 초에 영국 통신사업자 브리티시텔레콤(BT)의 공중전화 부스를 물품보관소로 개조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배송 물품 약 1만8000개를 보관소에 배달하고 휴대폰 단문메시지(SMS)를 발송했다. 고객은 출근길에 해당 물품을 직접 수령할 수 있다.

바이박스는 그동안 수많은 경쟁 업체의 도전을 받으면서 기업간전자상거래(B2B) 서비스로 무게 중심을 잡았다. 이는 수많은 유통업체가 도입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클릭 앤드 콜렉트(click-and-collect)`의 시조가 됐다.

유휴 공간을 활용,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인 라스트 마일 서비스로 좋은 평가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바이박스처럼 데이터를 활용해 유휴 공간 효율성을 높이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이달 말 편의점 사업자 GS25와 선보이는 무인 안심택배함 서비스 `스마일 박스(Smile Box)`다. 이베이코리아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고객은 편의점을 택배 수령과 반품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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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에서 수집한 방대한 배송 데이터와 1인 가구 밀집도를 분석, 서울 50개 점포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다. 택배 이동 동선을 파악해 빌라나 원룸 등이 밀집돼 있어 택배를 받기 어렵거나 배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역 편의점을 우선 선정했다. 편의점 유휴공간을 활용, 배송·반품 편의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편의점 내방객도 늘릴 수 있다.

데이터는 유통 사업자와 제조사가 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중요 조건이다. 한층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라스트 마일 서비스가 `고객이 게을러질 수 있는 시대`를 열 날이 머지않았다.

김주성 이베이코리아 O2O 담당 리드(Lead) jooskim@e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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