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후끈 달궈놓은 단말기유통법(단통법)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저자 신종철은 통신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연세대에서 행정학 학사 학위를, 서울대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로스쿨 법학박사를 거쳐 41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전파정책국, 통신정책국을 거쳐 방송통신위원회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으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현장을 접했다. 현재 방통위 방송기반국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10년 이상 통신 분야에 근무하며 KT와 KTF 합병, 주파수 할당업무 등에 참여했고,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으로 사후규제 업무도 담당했다. 단통법 규제가 실제로 어떻게 집행되는지 접하면서 단통법에 대한 법리적 이해와 실무적 시야를 갖췄다.
단통법은 우리 통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일각에서는 지원금 규제 후 높아진 단말기 가격 때문에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고 지적한다. 이에 저자는 “기존에 높은 보조금을 받다 단통법 통과 후 그만큼 실익을 누리지 못하게 된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대신 단통법 이후 중저가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가계통신비 인하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한다. 단통법은 2014년 10월 기존의 불완전한 시장가격 체계와 이용자차별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책은 단통법 운영 관련 사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지침서다. 단통법 제정 취지부터 규제 내용, 그리고 규제 집행까지 업무의 흐름에 따라 기술한 것이 특징이다.
신 과장은 단말기와 통신서비스가 밀접하게 연결돼있는 국내 이동통신시장 특수성부터 거론하며 해설을 풀어나간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시작이 CDMA 기반으로 단일 유심 단말기밖에 없었고, 제조사와 이통사 간 연결고리가 긴밀하다. 그 때문에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단말기 유통시장이 통신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것이 책의 설명이다.
최근 외산폰 수요 증가라는 시장 변화와 선택요금 할인(20% 요금할인) 같은 제도적 장치로 단말기 유통 채널이 다각화하는 추세다. 저자는 단통법이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에 영향을 줬다고 말한다.
책은 총 6개 분야로 구성됐다. △단말기 지원금 규제 이유 △단말기 유통법 의미 △이용자 차별 해소 위한 규제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 위한 규제 △위반행위 조사와 처분 △ 기타사항 등을 통해 단통법의 A부터 Z까지 알려준다.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의 특성을 잘 모르는 독자도 단통법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설명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분리공시제 등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은 각각의 논리와 근거를 실어 독자 이해를 돕는다. 직영점과 대리점, 판매점의 구분, 지원금과 리베이트 차이 등 일반 소비자가 헷갈리기 쉬운 개념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LG유플러스 다단계 문제와 전국이동통신협회(KMDA)의 `이동통신유통업 중기적합 업종 지원` 요구 등 단통법 관련 최신 사안도 다뤘다.
신종철 지음, 진한M&B 펴냄, 3만원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