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평상시 日보다 3배 싸지만 누진제 적용하면 한국이 더 비싸

Photo Image
도교전력 본사.

우리보다 전력 사정이 어려운 일본의 평상시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보다 평균 3.5배 비싸다. 하지만 누진제 최고 등급을 적용하면 우리나라가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전기요금 누진제는 3단계로 최고 1.5배 차등을 뒀지만 한국은 최대 11.6배나 차이가 난다.

일본은 지난 4월 전력 판매시장(소매)을 민간 기업에 개방한 후 다양한 맞춤형 요금제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요금 누진제만큼은 고수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력 수요·공급 안정화와 과다한 전기 사용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일본의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월 사용량 120㎾h까지 ㎾h당 211원(100엔당 1081.68원 기준), 120~300㎾h 280원(25.91엔), 300㎾h 이상 327원(30.2엔)을 각각 부과한다. 평상시 요금과 비교하면 최대 1.5배 차이가 난다. 실제로 일반 가정에서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으로 한 달 동안 420㎾h 전기를 썼다면 13만7340원(누진제 3단계 적용 시)이 과금되는 구조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이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했다면 17만5434원(4단계 적용)이 부과된다. 평상시 전기요금은 일본(㎾h당 211원)이 한국(60.7원)에 비해 3.5배 높지만 누진제 적용 구간에서는 오히려 저렴하다.

일본은 이미 전력 시장 개방 전부터 전기 사용 남용을 막는 다양한 선택형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정용 시간요금제는 오전 9시~오후 9시 ㎾h당 365원(33.76엔), 오후 9시~이튿날 오전 9시 238원(29.04엔) 요금을 각각 부과된다. 최근엔 낮 시간대 전기 사용이 적은 1인 가구 등을 위한 ㎾h당 270원(25엔) 하는 고정요금제도 등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누진제 등 차등요금제로 전력 사용 절감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태양광 등 에너지효율화 사업에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신규로 건설하는 주택에 대해 `제로 에너지화`를 추진해 왔다. 태양광 발전과 가정용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단열재, 지중열 등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을 권장하기 위한 설비비 지원을 하고 있다.

모토하시 게이이치 인코어드재팬 마케팅본부장은 “전력 수요·공급 안정화를 위해 일본은 이미 전력 시장 개방 이전부터 누진제 이외에 계절별, 시간대별 선택형 요금제를 도입했다”면서 “전기요금제로 전력 사용 절감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각종 에너지 효율화 지원 사업을 통해 전기 과소비 사용을 근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일본 도쿄전력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환율 100엔/1081.68원 기준)

[이슈분석]평상시 日보다 3배 싸지만 누진제 적용하면 한국이 더 비싸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