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온라인 상거래업체 제트닷컴(Jet.com)을 33억달러(3조6500억원)에 인수한다고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월마트 창사 이후 최대 투자다. 월마트는 이번 인수로 온라인 유통업체 최강자 아마존닷컴을 따라잡기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
월마트는 30억달러 현금과 3억달러 월마트 주식을 인수대금으로 지급한다. 오프라인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그동안 월마트닷컴으로 온라인 사업 확장에 주력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트닷컴은 작년 7월 설립된 신생 회사다. 여러 상품을 한데 묶어 싸게 구입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간 50달러 회비를 낸 회원에게 아마존보다 10~15%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모델로 `온라인의 코스트코`로 불린다.
제트닷컴 창업자 마크 로어는 지난 2010년 유아용품 전문 쇼핑몰 다이퍼스를 아마존에 5억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이후 2년간 아마존에서 근무하다 제트닷컴을 창업했다. e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아마존을 잘 아는 인물을 영입하면서 월마트는 아마존 추격에 고삐를 당기게 됐다.
마크 로어 제트닷컴 창업자는 월마트닷컴과 제트닷컴 사업을 담당한다. 두 사이트는 분리 운영될 예정이다. 2012년부터 월마트닷컴을 담당한 닐 애쉬는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인수가 월마트의 온라인 비즈니스 전략 변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월마트는 15년전 월마트닷컴을 열고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미국 전역에 7개 물류센터를 구축했지만 실적은 부진했다.
올 2분기 미국 e커머스시장이 15% 성장했지만 월마트닷컴은 7%성장에 그쳤다. 이 기간 아마존 판매는 31% 증가했다. 월마트닷컴 지난해 매출액은 137억달러에 달했지만 월마트 전체 매출액의 3%에 그쳤다. 아마존의 e커머스 매출액은 924억달러로 월마트의 6.7배에 달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