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배터리, 韓 반등 시작됐다…日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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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가 부동의 1위를 지켜 온 일본을 따라잡을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한국 배터리 점유율이 갑절 이상 급증한 반면에 일본 점유율은 22%포인트나 빠졌다. 한국 배터리를 단 GM `볼트(Volt)`와 BMW `i3`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말께 역전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7일 북미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EVs)가 집계한 북미 전기차(BEV·PHEV) 판매량을 근거로 재분석한 결과 지난달 한국산 배터리 판매량은 13만1313㎾h, 일본산은 25만7726㎾h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6월 점유율 14%(7만9624㎾h)에 그친 한국 배터리는 한 달 만에 33%(13만1313㎾h)로 갑절 이상 늘었고, 일본 배터리는 6월 86%(47만6292㎾h)에서 64%(25만7726㎾h)로 내려앉았다.

일본 배터리 점유율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량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이르면 이달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출시되는 GM 첫 순수 전기차 `볼트(Bolt)` 역시 한국 배터리를 장착하기 때문에 한국 배터리 점유율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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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지난달 판매량(2406대) 1위를 기록한 GM 볼트(Volt). 볼트는 LG화학 배터리(18㎾h)를 장착했다.

일본 배터리 점유율의 하락은 테슬라 `모델S·X` 판매량이 6월 5845대에서 2900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또 포드 `퓨전 에너지(Fusion Energi)`와 닛산 `리프(Leaf)`도 각각 1700대에서 1341대, 1096대에서 1063대로 줄었다.

반면에 한국 배터리를 쓰는 GM `볼트(Volt)`가 2406대나 팔리며 북미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고, BMW `i3`도 1479대나 팔리면서 판매 순위 6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다. 특히 `Volt`는 북미 시장 최초로 누적 판매량 10만대(10만964대)를 돌파했다. 북미에서 9만6447대(누적) 판매된 닛산 `리프(Leaf)`보다 4517대 더 많다. BMW `i3`도 한국 배터리에 힘을 더했다. BMW가 7월부터 `i3` 배터리 용량을 22㎾h에서 33㎾h로 늘리면서 그 동안 단점으로 꼽혀 온 주행거리 성능을 높였기 때문이다. `스파크EV`와 `쏘울EV`도 판매량이 소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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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지난달 판매량(1479대) 3위를 차지한 BMW `i3`. `i3`는 삼성SDI 배터리(33㎾h)를 장착했다.

하반기 전반으로는 한국 배터리에 유리할 전망이다.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GM `볼트(Bolt)`를 비롯해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이 등판한다. 일본 배터리를 쓰는 폭스바겐 `e골프`와 닛산 `리프` 각각 2세대 전기차 모델과 테슬라 `모델3`는 2017년 이후에나 출시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가 테슬라 등 초기 전기차 모델을 선점한 효과가 서서히 깨지기 시작했다”면서 “일본 배터리는 테슬라 전기차 의존도가 높지만 한국 배터리는 GM, BMW, 현대·기아차 등 다수 완성차 업체에 공급돼 한·일 경쟁은 더욱 팽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년 북미 주요 전기차(BEV·PHEV) 월별 판매량(단위:대 / 자료:인사이드이브이스(EVs)>

2016년 북미 주요 전기차(BEV·PHEV) 월별 판매량(단위:대 / 자료:인사이드이브이스(EVs)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