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주말 짱]대한민국 속 작은 독일, `남해 독일마을`

1960년대 대한민국은 가난했다. 산업을 일으키려 노력해도 가진 게 없었다. 중동의 기름진 땅처럼 석유가 쏟아져 나오지 않았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 돈이 있을 리 만무했다. 가진 것은 `사람` 밖에 없었다.

남해 독일마을은 1960년대 대한민국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로 떠나야 했던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 은퇴 후 귀국해 정착한 마을이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벌어온 소중한 외화는 나라를 일으키는 종잣돈이 됐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 발걸음이 됐다.

사실 남해 독일 마을은 아름다운 외관으로 유명하지만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이번 주말은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지난 역사, 수려한 자연경관, 이국적인 풍경까지 한 번에 선사하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에게 알려주고픈 역사 이야기 남해 파독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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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떠나는 여행 한구석엔 언제나 무언가 주고 싶은 부모 마음이 있다. 남해 파독전시관은 타임터널부터 시작해 영상물 `독일로 떠난 젊은이들`까지 그리 길지 않은 코스로 구성돼 있다. 타임터널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발전 모습에서 출발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1960년대 파독의 역사적인 순간을 만난다. 50여년간 대한민국 역경 극복과 영광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탄광` 전시관에서는 파독 광부들이 `글릭아우프(살아서 돌아오라)`를 외치며 들어갔던 탄광 모습과 채탄 사운드 연출로 파독 광부 삶은 느낄 수 있게 한다. 파독 간호사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한국 나이팅게일의 삶` 전시관에는 파독 간호사들의 병원생활 모습과 낯선 독일에서 적응해가며 보낸 삶의 흔적을 생활유물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모든 전시관이 실제와 비슷한 환경으로 꾸며 아이들에게는 좋은 학습 자료가 될 뿐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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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독일하면 가장 유명한 것 두 가지. 소시지와 맥주를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을 위한 소시지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시원한 맥주 한 잔은 독일마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독일마을 주민은 독일식 포장마차 `도이쳐 임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도이쳐 임비스는 독일마을 정상에 위치한 독일 광장(도이쳐 플라츠) 한켠에 위치하고 있다. 임비스는 독일어로 간이 음식점을 뜻한다. 국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영화 `국제시장`의 철수, 영희 모델이 됐던 파독 광부 간호사를 만날 수 있는 자리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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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시지와 맥주가 전부는 아니다. 독일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독일 전통의 데워 마시는 와인 `글뤼바인`과 각종 독일에서 건너온 수입과자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10월에는 맥주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6회째를 맞은 독일 맥주 축제는 민속 공연당 공연,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로 많은 사람이 찾았다. 올 가을에도 맥주 축제는 이어지니 올 여름을 놓쳤다면 가을을 기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남해의 아름다운 풍광 담는 것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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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끝자락 독일마을까지 와서 남해주변을 둘러보는 것은 필수다. 특히 독일마을 옆에 위치한 원예예술촌은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다. 정원을 소재로 아름답고 이국적인 21개소 주택과 정원을 나라별 이미지와 테마를 살려 조성했다. 원예인들이 실제 살면서 가꾸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꽃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가천다랭이 마을도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다.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곳 3위`에 꼽히기도 한 가천다랭이 마을은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 남면 해안 관광도로에 접하고 있다. 산비탈을 일군 좁고 긴 계단 형태 논이 있는 마을로 남해 사람들의 근면함을 상징하며 섬 특유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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