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전 전문업체 다이슨이 `V` 모터 시리즈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V6` `V8` 모터를 적용한 무선 진공청소기를 선보인데 이어 이달 `V9` 모터 탑재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을 정식 출시한다.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구매 수요를 빨아들일 계획이다.
다이슨은 현지시각 지난 2일 싱가포르 주롱 웨스트파크에서 다이슨 디지털 모터(DDM) `V` 시리즈 자동화 생산라인을 공개했다. 지난달 한국에 선보인 무선 진공청소기 `플러피`의 V8과 전 모델에 탑재한 V6 모터 제조 현장이다. 다이슨은 웨스트파크 빌딩 2개 층에서 총 8개 라인을 운용한다. 50개 로봇을 투입해 22개 공정을 자동화했다.
각 라인은 △임펠러(Impeller) 제조 △마그넷(자석) 결합 △코일 와인딩 △프레임 조립 △소프트웨어(SW) 알고리즘 설정 등을 거친다. 연 평균 DDM 생산량은 총 1100만대 수준이다. 다음달부터 내년 8월까지 1년 동안 총 생산량을 1500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클레어 로크 다이슨 파워 시스템 엔지니어는 “독자 개발한 SW 알고리즘과 공기역학 디자인, 고정밀 제조 기술을 결합해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모터를 생산한다”며 “DDM은 포뮬러1 자동차보다 최대 5배 빠른 11만RPM(분 당 회전 수)”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슨은 V 모터 제품군을 별도 나사 없이 접착제로 조립한다. 모터 내 공기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현재 V6와 V8 모터는 각각 최대출력 350W, 425W를 구현한다. 글로벌 무선 진공청소기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로크 엔지니어는 “매년 70%가량 DDM 수요가 늘고 있다”며 “향후 4년 간 4개 신기술과 100개 신제품을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이익 가운데 3분의 1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한다”고 덧붙였다.
다이슨은 웨스트파크에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에 탑재하는 `V9` 모터 생산라인도 구축했다. V9 모터 `임펠러`는 알루미늄 합금을 소재로 기존 모델 보다 2개 많은 13개 날개를 적용했다. 모터 회전력은 높이고 소음을 줄이는 다이슨 독자 기술이다. 오차 범위 ±3㎛를 기준으로 양품과 불량품을 엄선한다. 다이슨은 이르면 이달 한국에 슈퍼소닉을 출시한다.
다이슨은 영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각각 구축한 RDD(Research Design and Development) 센터에 물적·인적 투자를 지속한다. 매주 총 400만파운드(약 58억8300만원) 연구비용을 3개 RDD 센터에 투입한다. 신규 모델 개발과 신뢰성 검사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내 세계 각국에서 엔지니어 300여명을 확충한다. 다이슨은 지난 10년간 V8 모터를 개발하는데 총 2억5000만파운드(약 3677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안드리아노 니로 다이슨 엔지니어링 총괄 미니 인터뷰
안드리아노 니로 다이슨 엔지니어링 총괄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슨은 이달 한국에서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을 출시할 예정이다. 니로 총괄은 지난 4년간 슈퍼소닉 개발을 진두에서 이끌었다. 현재 다이슨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신제품 로드맵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일반적 제품을 새로운 개념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유능한 엔지니어를 적시적소에 배치해 건강한 경쟁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니로 총괄은 다이슨이 각국 소비자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제품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의 생활 방식과 주거 형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니로 총괄은 “특정 제품에 각 시장 환경을 모두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시장별 차이를 감안해 완제품에 추가 조건(옵션)을 제공하거나 교체형 부품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