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이 석권했다. 게임 하나로 대박을 터뜨렸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올 정도다. 반면에 TV 앞에 앉아서 하는 비디오 게임은 일부 마니아만 즐기고 있을 뿐이다.
고범석 자이네스 대표는 콘솔 게임을 만든다. 모바일 게임 붐이 한창이던 3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고 대표는 “모두가 모바일 게임이 답이라고 얘기할 때 오히려 경쟁 과다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모바일 게임이 따라올 수 없는 콘솔 게임에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자이네스는 원래 게임 개발회사가 아니었다. 2004년 창업 때부터 플랫폼 개발 대행을 주로 했다. SKT의 멜론, 네이트 에어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도맡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고 대표는 “창업 목표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소프트웨어 개발인데 어느 순간 먹고 사는 데 치중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며 “남의 것이 아닌 자이네스만의 제품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2009년부터 자이네스 정체성 찾기가 시작됐다. 물론 시행착오가 많았다. 몽골 석탄업에도 투자하고 여행서비스도 제작했다.
자이네스가 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은 우연에 가깝다. 1인 기업으로 게임을 개발하던 지인에게 사무실 공간을 내준 게 기회가 됐다. 소니 PS4용 게임으로 출시한 것도 한 콘퍼런스에서 의도치 않게 소니 부스에 들렸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소니에서 개발 키트를 받아 PS4용 버전으로 전환하고 업데이트 하는 데 1주일 걸렸다”며 “소니코리아 도움으로 시장에 자이네스가 만든 게임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보인 `엔더 오브 파이어`라는 RPG 판타지 액션 게임이 그것이다. 개발하는 데 1년 8개월 걸렸다. 이례적으로 한국이 아닌 북미 시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개발 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한국 콘솔게임 시장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고 대표는 설명했다. 실제로 대표 콘솔 게임기인 소니 PS4 국내 판매량은 전 세계 시장에서 1%도 되지 않는다.
자이네스는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소재로 한 `드리멀즈`라는 새 게임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게임 업체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드리멀즈 캐릭터 상품까지 준비했다. 소니를 비롯한 콘솔 게임 3사와 계약한 상태다. 최근에는 게임을 세계 시장에 직접 출시하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고 대표는 “북미와 유럽, 중국 등 해외 시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게임을 출시해본 경험이 바탕이 됐다”며 “국내 인디게임 개발회사와 함께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