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에서 월세로 갈아타는 세입자로부터 돈을 위탁 받아 펀드를 조성해 배당을 해주면서 원금을 보호해주는 투자풀 상품이 내년 초 도입된다.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아도 대부분 예금 등 수익성이 낮은 안전 자산 위주로 운영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월세 부담에 허덕이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월세입자 투자 풀(Pool)`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세입자 투자풀은 월세입자들의 잉여자금을 모아 하나의 덩어리로 구성해 뉴스테이 사업 등 다양한 상품에 나누어 투자하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s) 형태로 운용한다.
자금의 집결·관리는 증권금융이 맡고 상위펀드와 하위펀드들은 민간 전문 자산운용사가 맡았다. 금융위는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을 `3년 만기 예금금리+1%`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단 실적배당 상품이어서 수익률을 확정할 수는 없다.
현재 3년만기 평균 예금금리가 1.1~1.6%인 점을 감안하면 2.1~2.6% 수준이다. 덩어리로 모여진 자금은 뉴스테이 사업에 우선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투자 풀은 최대 2조원 규모로 조성되고 1인당 가입 한도는 2억원으로 설정됐다.
무주택자인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임차인이 가입할 수 있으나 주택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거주하거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투자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최소 가입기간을 설정하고 장기 가입 예정자에게 가입 우선순위를 부여할 방침이다. 최소 가입기간은 4년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다만 주택자금인 만큼 약정기간 전이라도 중도환매를 요구하면 최소 원금은 돌려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
금융위는 선정된 투자대상 사업별 자금소요 규모나 시기 등을 감안해 연 1~2회 주기로 약 4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모집할 예정이다.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혜택도 주어진다.
납입액 5000만원까지는 배당소득세가 14%에서 5.5%로 분리 과세된다. 2억원까지는 15.4%의 세율이 적용된다. 발생수익은 분기별로 현금배당될 계획이다.
금융위는 펀드 도입을 위해 하반기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내년 1분기 자금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