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올 상반기 “덜 팔고, 더 벌었다”…매출·영업익↑

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4% 이상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증가했다. 카니발, 쏘렌토, 스포티지 등 레저용차량(RV)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제품믹스가 개선됐고,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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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중형 SUV `쏘렌토`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차(대표 박한우)는 27일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에서 가진 `2016년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27조994억원, 영업이익이 20.8% 증가한 1조40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3% 포인트 상승한 5.2%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1조770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2조1064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45만6590대를 기록했다. 국내공장에서는 러시아·중동 등 신흥시장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 수출선적 물량 축소로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78만8561대를 생산 판매했다. 해외공장에서는 중국 판매 둔화에 따른 물량 감소를 유럽·미국 공장의 판매 증가로 상쇄시키며 0.6% 증가한 66만8029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국내시장에서 카니발·쏘렌토에 이은 스포티지의 본격 가세로 RV 판매 호조가 지속된 가운데 K7·니로·모하비의 신차효과가 더해지며 전년 대비 13.9% 증가한 27만5742대를 판매했다. 미국 판매는 볼륨차종인 쏘울과 K3의 판매 확대와 스포티지의 신차효과로 5.6% 증가했고, 유럽 판매는 승용차급의 판매 회복과 스포티지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SUV 모델의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승용차급 수요 감소 등에 따른 경쟁심화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5.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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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미니밴 `2017 카니발` (제공=기아자동차)

올 상반기 매출액은 R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에 따른 판매 단가 상승과 신차 출시,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감소한 79.7%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 비율은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판촉비 증가 및 기말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5.1%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경기 부진과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경영환경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글로벌 산업수요는 상반기(2.5%)에 못 미치는 2.2% 증가에 그쳐 올해 전체적으로는 2.4%의 성장률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 대의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러시아(-14.8%), 브라질(-19.9%) 등 주요 신흥국들의 자동차 판매가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도 개소세 인하 종료와 경기 부진의 여파로 하반기 8.7% 하락해 2013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판매 감소세(-0.5%)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대당 판매단가가 높은 고수익 RV 차종의 생산·판매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판매 및 수익성을 동시에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카니발과 쏘렌토가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부터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투입되기 시작한 신형 스포티지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기아차 RV 판매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니로도 하반기 유럽과 중국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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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제공=기아자동차)

국내에서는 신형 모닝을 출시해 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니로·K5 왜건·신형 프라이드 등의 신차 출시로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신형 K2 출시와 함께 중서부 지역의 신규 딜러망 확충으로 질적 성장을 달성한다. 또 지난 5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멕시코 공장을 적극 활용해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에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내실경영을 지속 추진해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며 “니로와 K5 PHEV, K7 하이브리드 등을 통해 친환경차 시장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올 상반기 “덜 팔고, 더 벌었다”…매출·영업익↑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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