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현안 5가지 어떻게 풀까…대국민 담화 가능성도 제기

박근혜 대통령이 닷새간 여름휴가에 들어가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휴가 이후 집권 후반기 정국 운영 방향과 인사 개편 카드 등에 주목하고 있다. 매년 휴가 직 후 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이나 내각을 대상으로 한 크고 작은 인적 개편안을 발표해 왔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휴가 중 최대 고민거리는 5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일단 가장 먼저 털고 가야 할 사안 중 하나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건이다. 야당은 25일 박 대통령 휴가 첫날에도 우 수석의 거취가 먼저 정리돼야 한다며 조속한 결단을 압박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우 수석은 대통령이 휴가 기간 구상을 내놓기 전에 먼저 본인 거취를 결정하는 게 예의”라며 “더 이상 시간을 끌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보다 본인 스스로 깨끗하게 사퇴함으로써 이 문제를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우 수석 의혹이 불거질 초기 단계까지만 하더라도 청와대는 `사적인 일`로 규정하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쏟아지는 의혹에서 청와대 역시 거리를 두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또 야당과의 협치가 중요한 상황에서 이들의 계속된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나서서 우 수석의 비리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 놓아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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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사진:청와대>

우 수석의 거취 문제와 함께 대내외 악재로 수세에 몰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개각 카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여름휴가 직후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진용을 교체해왔다. 특히 최근 정부의 공직기강 문제가 잇따라 불거져 나오면서 적으면 3~4개 부처, 많으면 6개 부처를 대상으로 한 개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기강 해이로 몸살을 앓은 미래창조과학부, 미세먼지 대책 실기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환경부, 노동개혁 성과가 지지부진한 고용노동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 출범부터 장관 자리를 지킨 외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도 오르내린다. 일각에서는 이미 일부 인물들을 대상으로 검증 작업이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국론분열 수습 방안 모색도 절실하다. 21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정쟁에 흔들리지 말고 뚝심 있게 논란을 해결할 것을 당부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사드 배치논란을 포함한 하반기 국정 운영을 대국민담화 형식으로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와 관계 재정립도 국정구상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새누리당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두 야당과의 관계 개선도 필수적이다. 1년 반 정도 남은 임기 동안 노동개혁 등 4대 공공부문 개혁을 완수하고 민생·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이들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박 대통령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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