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외국인이 표준특허를 출원하면 등록률이 현저히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에서 중국인과 외국인의 특허 등록률 차이는 많게는 15%까지 벌어졌다.
◇“특허 제도 이용한 중국의 기술 보호”
IP노믹스와 단독 제휴한 영국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로잔공과대학교(EPFL) 연구진이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중시하는 기술 분야에서 외국인 특허 등록률이 현지인보다 크게 낮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조사대상 특허 50만여건에 대해 중국 국가지식산권국(SIPO)이 외국 출원인을 차별한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전략적 기술`만 놓고 보면 외국인의 특허 등록률은 현지인의 유사 기술보다 4~7%포인트 낮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바이오와 정보통신(ICT), 어드밴스드 에너지 등에서 차이가 컸다. 바이오는 14~15%포인트, ICT와 에너지는 5~10% 포인트가량 외국 출원인이 불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 등에서 표준특허라고 선언한 기술 2132건 중 외국인이 특허로 출원해서 등록된 비율도 현지 출원인보다 9~14% 포인트 낮다. 중국이 민감한 기술과 표준기술에서 외국 출원인에게 더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외국인 차별 주장에도 中 특허 열풍 여전할 것”
보고서는 “SIPO가 외국 출원인을 의도적으로 차별한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미묘한 장벽이 존재한다”며 “중국이 특허 제도로 자국 기술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SIPO가 자국이 중시하는 분야에 특허를 출원하는 외국인 특허명세서 심사에 경험이 풍부한 심사관을 배치했을 가능성도 제시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해당 분야에서 고품질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우수 심사관을 고용해온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약한 이야기다.
외신은 언어 장벽과 현지 제도 이해도 등은 EPFL 조사에서 이미 통제했기 때문에 다른 요소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특허출원·등록 관련 통계는 침해소송 자료보다 확보하기 쉬워 관심을 가진 이라면 EPFL 보고서와 같은 조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SIPO 역시 비공식적인 경로로 등록률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외신은 이처럼 표준기술과 주요 기술에서 특허를 확보하려는 외국 출원인에게 차별이 있다는 시각에도 불구하고, 중국 특허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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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