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공지능 시대, 의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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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콘텐츠부 정용철 기자

의료산업에서 인공지능(AI)은 뜨거운 이슈다.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의 `산업 아이콘`이 될지 의사를 위협할 `창조적 파괴자`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AI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의사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선의 치료 방법을 찾는다. 임상 데이터는 물론 경험을 총동원, 환자에게 맞는 최적 조합을 제시한다. AI 적용이 시도되는 곳은 진료가 아닌 치료방법 조합이다. IBM 왓슨은 질병 진단보다 주로 치료방침 결정에 사용된다. 암 환자의 의무기록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정보 등을 주입하면 항암 치료 옵션을 신뢰도가 높은 순서대로 제시한다.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최신, 최적의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것에는 AI가 더 뛰어나다는 주장도 있다.

AI가 치료 옵션을 제시하더라도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의사다. 이것은 AI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의료 영상 판독, 진료 지원 등 기존의 의사 역할을 AI에 맡기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대형 병원도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입지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의사도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의사에게 커뮤니케이션은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는 능력이다.

통상 우리나라 의사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대형 병원의 경우 의사 1명당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 수가 100명을 훌쩍 넘는다.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 패러다임은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의사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바탕으로 많은 데이터와 옵션을 활용해 환자와 논의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은 진단-치료-처방 등 역할의 기계 같은 수행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을 유지, 회복시키는 데 종합 컨설턴트가 된다. AI 시대, 의사의 역할은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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