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게임즈와 카카오가 공동 출시한 `아이러브니키`는 여성 이용자를 타깃으로 한다. 아이러브니키는 한 마디로 여성 캐릭터 옷을 갈아입히며 대결하는 게임이다. 성인이라면 어릴 적 즐겼던 종이옷 입히기 책을 생각하면 된다.
아이러브니키는 장점과 단점이 같다. 장점은 본인이 직접 선택한 옷을 갈아입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도 그것이다. 좀 단조롭다는 이야기다. 친구들과 순위를 다투는 랭킹 시스템이 있지만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게임은 주인공이 6개 대륙을 여행하며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성장해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각 스테이지마다 NPC(non player character,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게임 속 캐릭터)와 대결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스토리에 따라 `커리어 우먼처럼 입어라` `귀여운 여대생처럼 코디해라` 같은 주문을 받아 옷을 입히면 의상 기본 속성 점수에 특수 속성 점수를 더해 승패가 결정된다. 여기서 얻은 점수로 카카오톡 기반 친구들과 랭킹을 겨룬다.
아이러브니키는 실제 의상을 기반으로 80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제작 레시피를 제공한다. 게임을 하며 모은 아이템으로 같은 옷이라도 속성을 부여해 대결 시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옷을 꾸미는 재미가 있다.
의상에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메이크업을 더하면 총 3000여종에 이르는 패션 아이템을 가지고 놀 수 있다.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메인스테이지 외에 이용자까리 대결하는 `PVP-스타일대회` `오디션` 시스템으로 단조로움을 벗어나고자 했다.
아이러브니키는 중국 개발사가 만든 `기적난난`을 한국형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니키가 만들고 텐센트가 서비스한 기적난난은 중국에서 3000만 이용자를 모으며 상업성을 인정받았다.
기자는 아이러브니키를 실제로 플레이하며 `세련되지는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출시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진데다 남성이라 여성향 게임 특유의 코드를 읽지 못했을 수 있다.
그래서 주변 20~30대 여성에게 아무 정보도 주지 않고 이 게임을 하도록 했다.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의상과 비주얼이 요즘 추세에 뒤떨어져 보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첫 인상 평가에도 2주가 지난 지금도 이들 중 절반은 아이러브니키를 한다. 게임을 지속적으로 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간단해서` `카카오톡 랭킹에서 밀리기 싫어서`라는 이유를 댔다.
게임을 지속 할수록 아이템을 구매해야할 필요가 커지는 데 이것은 게임을 중단 할 수 있는 이유로 작용한다는 대답도 나왔다. 이런 이용자 평가는 아이러브니키가 가진 가능성과 한계를 나타낸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게임은 모바일게임이 게임 산업 주류로 떠오른 이후 늘 `대박` 가능성을 인정 받아왔다.
초기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름 잡았던 소셜네트워크게임(SNG)와 퍼즐게임은 여성 이용자가 게임시장 큰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부 증명했다.
롤플레잉(RPG), 슈팅처럼 남성 이용자가 많은 게임은 제작 문법이 정해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규모와 퀄리티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여성 이용자를 목표로 한 게임은 아직까지 명확한 성공 방정식이 나오지 않았다. 변수가 많고 작은 차이에도 성공과 실패가 분명하게 갈린다.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 시리즈로 SNG와 여성 게임 이용자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회사다. 아이러브니는 비록 외부에서 가져온 게임이지만 이런 파티게임즈 안목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세련되지는 않았어도 여성 이용자를 자극할 만한 요소가 있는 게임이다.
아이러브니키는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 등에서 인기게임 1위를 차지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미래는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온다. 돌이켜보면 당연한 성공이다. `포켓몬고` 열풍을 바라보면 그렇다. 늘 가능성의 영역에 머물러 온 여성향 게임이 아이러브니키를 시작으로 만년 기대주에서 벗어날지 궁금하다.
한줄평: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서 선 누님 같은...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