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성지` 판교에 간 朴대통령]대기업 박차고 나온 엔지니어…ICT 기반 창업으로 성공가도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정글과 같은 창업 시장에 뛰어든 엔지니어들이 글로벌 `맹수`가 됐다. 차별화된 기술과 아이디어가 정글에서 살아남은 무기다. 성공 사례가 늘면서 국내 창업 열기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들 창업 기업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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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사장.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창업정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판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을 만나 창업과 혁신현장 열기를 직접 확인했다. ICT 기업이 밀집돼 있는 판교창조경제밸리는 창조경제 글로벌 전진기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스탬프를 이용한 모바일 쿠폰 결제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원투씨엠`을 찾았다. 원투씨엠은 창업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중국 화웨이, 대만 타이완텔레콤, 스페인 텔레포니카 등 글로벌 기업과 사업 협력을 추진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이다. 작년 24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상반기에만 55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정균 원투씨엠 대표는 삼성전자와 글로벌 IT기업 한국휴렛팩커드 출신이다. 안정적인 대기업에서 나와 창업에 도전했고,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스탬프 기반 모바일 쿠폰·결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스탬프에 지문과 같은 고유한 터치 포인트 형상을 새겨 넣고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에 도장처럼 찍으면 스마트폰에 입력되는 기술이다. 별도 시스템 설치가 필요 없어 스마트 스탬프만 비치하면 영세사업자도 손쉽게 모바일 쿠폰·결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술력을 인정받아 산업은행 등 4개 기관 52억원, 캡스톤파트너스 20억원 등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SK텔레콤과 중국에 O2O 합작법인도 설립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소프트웨어(SW) 기업 `마이다스아이티`도 방문해 직원을 격려했다. 원투씨엠이 현 정부 창조경제 추진에 따른 2차 창업·벤처 붐 세대라면, 마이다스아이티는 벤처 1세대 대표 기업 중 하나다.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 역시 대기업 포스코건설 센터장 출신으로, 건설분야 공학기술용 SW로 세계를 평정했다. 2000년 20명 규모로 출발해서 지금은 매출 700억원, 직원수 600명의 건축설계·분석 SW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연봉이 대기업 못지않은데다 최고 복리후생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엔 네이버, 카카오를 제치고 일하기 좋은 기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공개채용에 1만명 이상이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대중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벤처기업의 대표 성공 모델이다.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베이징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광저우 트윈타워, 러스키아일랜드 브릿지, 인천대교 건설, 밀라노 대성당 복원 프로젝트 등 세계 유명 건축물에 이 회사 시뮬레이션 SW가 적용됐다.

최근에는 그간 축적된 공학 시뮬레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치매 예측 SW도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내 SW산업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대안이 필요하냐는 박 대통령의 질문에 “세계 훌륭한 SW 개발자들 대부분은 체계적으로 코딩 공부를 했다기보단 가슴의 열정을 품고 스스로 엔지니어가 되고자하는 꿈을 가졌던 사람들”이라며 “우리나라 SW 정책도 코딩을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교육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에 박 대통령도 “옛날 생택쥐베리는 배를 만들려면 재료나 기술을 가지고 오라고 하기 보다는 먼 바다를 보게 하라고 했다”며 “어린 아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SW 코딩을 배우게 된다면 정말 창조경제 역량도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ICT 기반 스타트업,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창조경제의 주역`이라는 주제로 창업가들과 대화에도 참여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등을 비롯해 네오팩트, 마이즈랩 등 스타트업 대표 10여명이 참석해 성장 스토리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지금 시대에는 기술을 가지고 국내와 해외를 구분하기 말고 원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가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창업가들이 우리 경제 희망으로, 창업-성장-글로벌로 이어지는 창조경제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주요 성과(2016년 7월 12일 기준)

판교=

[`창업성지` 판교에 간 朴대통령]대기업 박차고 나온 엔지니어…ICT 기반 창업으로 성공가도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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