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교수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다. 영국 웨일스대서 소비자 심리학 석사 학위를, 캐나다맥길대서 경영학 마케팅분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마케팅 업체 닐슨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비영리 연구·학술단체인 디지털마케팅연구소 디렉터로 활동하며 디지털·빅데이터 전문가와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러 기업과 기관에서 활발한 컨설팅도 수행한다. `구글처럼 생각하라`는 그의 오랜 연구와 경험을 담은 마케팅 지침서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 영향력이 커졌다. 개개인의 심리도 아날로그 시대와 크게 달라졌다. 소비자의 열광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그들의 코드를 읽고 이해해야 한다.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저자인 이 교수는 디지털시대 마케팅 해법으로 구글 사례를 제시한다. 구글은 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끊임없이 새롭고 창의적인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시스템을 전략적으로 구축했다. 구글처럼 디지털 세상을 이해하고 적절한 전략을 세우는 기업만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간파한 디지털시대 소비자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공동창조(co-creation)`를 꼽았다. 공동창조 전략 관점에서 보면 고객은 단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존재가 아니다. 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함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구글처럼 생각하라`에는 구글 외에 도미노피자, 도브, 레고,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여러 기업의 생생한 디지털 마케팅 사례가 담겼다. 각 사례를 바탕으로 넛지(nudge) 전략, 진정성(authenticity) 전략, 사용자제작콘텐츠(UGC:User Generated Content)를 성공적 비즈니스를 위해 알아야 할 소비자 코드이자 전략으로 소개했다.
넛지는 강압의 반대말로 이해할 수 있다. 부드러운 개입으로 소비자가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4행시 짓기 이벤트에서 네티즌의 조롱을 받은 것은 인위적 예시를 주면서 반감을 일으킨 대표적 사례다.
이 교수는 “디지털시대 소비자는 인터넷 익명성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콘텐츠 해석이나 창조에 간여하기 때문에 인위적 강요는 오히려 반발을 일으킨다”며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환경을 제시해하는 게 넛지 전략 핵심”이라고 말한다.
진정성은 말 그대로 진실함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과대포장을 비꼬는 `질소과자` 제조사가 잇따른 지적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 소비자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 교수는 이와 반대로 적극 대응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도미노피자 사례를 소개한다.
도미노피자는 한때 가장 맛없는 피자 1위로 꼽힌 적이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유튜브로 고객과 소통하고 회사 특정 홈페이지로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면서 주가가 오르고 고객 사랑을 받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진정성을 보여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UGC는 소비자가 홍보를 대신해주는 전략이다. 이 교수는 표창원 의원의 후보 시절 선거 포스터가 불러일으킨 재능기부 사례를 비롯해 성공적 UGC를 위해서는 패러디,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현실과 디지털 세상을 다르다고 강조한다. 같은 사람이 만들었지만 문화적 특징이 다르고 서로 다른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지털세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는 방법을 아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구글처럼 생각하라`가 주는 메시지다. 이승윤 지음. 넥서스BIZ 펴냄. 1만5000원.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