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이 장마철 넘치는 하수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면서 전력소비량은 대폭 줄인 기술을 개발했다. 비가 많이 내릴 경우 빗물과 함께 유입될 수 있는 오염된 하수를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으로 여과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비점오염원, 합류식 하수관거 월류수(CSOs), 간이공공하수처리장 등 다양한 수처리시설에 적용할 수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블루그린링크(대표 최영화)가 강우시 빗물과 함께 하천으로 유입되는 오염된 하수를 부표의 힘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여과하고, 필터도 재활용해 오랜 기간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부표를 이용한 저동력 여과 기술`로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의 `미래유망 녹색기술산업화 촉진사업` 중 하나로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며, 블루그린링크 연구팀에서 기술개발을 수행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하수의 토사·슬러지 등 부유 오염물질을 약 90% 처리할 수 있으며, 여과조 안 부표가 물에 뜨는 힘을 활용해 기존 여과기술 대비 전력 사용량을 약 30% 절감할 수 있다. 여과조 필터 안에 들어있는 여과재를 효과적으로 세척할 수 있어, 기존에는 6개월 단위로 교체해야 했던 여과재를 5년 이상 쓸 수 있다.
이 기술은 부표에 연결된 압축판이 빗물에 의해 떠오르면서 섬유 재질로 이뤄진 여과재 압축판 사이 공간을 최소화해 미세한 오염물질까지 걸러낸다. 기존 하수 여과시설은 모래·활성탄·섬유 등 다양한 여과재에 물을 통과시키는 방식을 사용하지만, 여과재 자체를 압축해서 여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은 이번에 처음으로 개발됐다.
별도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 부표의 부력으로만 여과재를 압축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를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오랜 기간 사용해 여과재에 오염물이 부착돼 무게가 증가하더라도 부표의 부력 때문에 여과 효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여과조 안에 공기를 주입해 여과재를 효과적으로 세척할 수 있도록 했다. 여과조 안에 공기를 주입하는 배관을 최적화된 체계로 설계해 최소한의 공기와 전력만으로 여과재가 충분히 세척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여과재 사용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5년 이상으로 크게 늘렸다. 수돗물 등 별도 여과재 세척수를 사용하는 대신 여과 중 발생하는 처리수를 이용해 수도비나 시설 설치비 등도 낮춰 경제성도 확보했다.
블루그린링크는 대구 경대교 인근에 시범시설을 설치해 기술 검증을 진행했으며, 대구 도청교 인근, 전남 여수시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한 상용화 시설을 올해 1월 설치했다. 이 회사는 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환경신기술 인·검증을 모두 취득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최영화 블루그린링크 사장은 “시범·상용화 설비 외에도 지난해부터 비점오염저감시설 설계에 반영된 규모가 150억원을 넘어섰으며, 일부 사업장에는 설비를 시공 중인 곳도 있다”라며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으로 현지 기술검증을 거쳐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