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예술장르 하나로 다뤄진다.
백남준 아트센터가 20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기획전 `뉴게임플레이`를 개최한다.
서진석 백남준 아트센터 관장은 “뉴게임플레이는 21세기 현대인 삶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디지털 게임을 조명해 인간과 기술 사이 관계성을 상기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총 34팀이며 45점 작품을 6개 섹션으로 나눠 구성했다. `퀘이크` `하프라이프2` `스트리트파이터2`처럼 게이머에게 익숙한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도 전시한다. 빌 비올라, 제프리 쇼, 팡 망보, 마크 리 등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미디어 작가들이 참여했다.
첫 번째 섹션인 `백남준에 대한 경의`에서는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 작가 작품과 전략들을 되짚어 본다.
백남준이 1964년에 제작한 `필름을 위한 선`을 1인칭슈팅(FPS) 게임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바꿔 대상이 없는 게임으로 제시한 2인조 아티스트 그룹 조디의 작품과 함께 전시한다.
관객 참여형 작품인 백남준의 `참여TV`는 재커리 리버만과 골런 레빈 `메사디보체`와 함께 볼 수 있다.
`게임의 맥락에서 본 미디어 아트` 섹션에서는 비디오 미학을 컴퓨터 게임 형식으로 번역한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빌 비올라는 FPS 게임 방식을 이용해 명상을 가능케 하는 미디어 아트 `밤의 여정`을 선보인다. 중국 작가 팡 망보는 공산당 홍군의 대장정이라는 영웅적 신화를 풍자해 캐릭터가 달리고 점프하는 16미터 길이 게임 영상 작품 `대장정:재시작`을 전시한다.
컴퓨터 게임 포맷이 미술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제프리 쇼의 `읽을 수 있는 도시`도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해킹·테크놀로지의 변형` 섹션에서는 백남준 작가가 기술적 개입을 통해 변형시킨 실험 TV 시리즈와 함께 기존의 디지털 게임에 개입하거나 기술적 변형을 시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인터랙티브 미술 선구자로서 백남준 작가 역할을 살펴본다.
박혜진 백남준아트센터 큐레이터는 “실험적인 현대미술 작가 작업부터 대중적인 게임까지 게이밍 형식을 이용하는 다수 작품을 통해 현대예술 한 장르로 자리 잡은 디지털 게임플레이 문화가 예술영역과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가늠해본다”며 “관객은 대부분 전시 작업들을 직접 작동해보고 체험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이번 전시에서 기능성 게임과 인디 게임도 주목한다. `게임과 사회`라는 표제 아래 전시되는 다섯 번째 섹션 작품들은 사용자가 일상에서 작용하는 정치적 구조를 보다 잘 인식하고 학습하도록 돕는다.
`어반플레이` 섹션에서는 게임요소를 도시탐구에 접목한 작업들을 소개한다. 마크 리의 `10,000개의 움직이는 도시`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용해 도시 풍경을 가상 현실화한 작업을 선보인다. 마지막 섹션 `게임과 앱` 에서는 어린이들이 즐기는 모바일 게임 앱을 소개한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전시기간 동안 큐레이터 토크와 게임 디자이너·개발자가 참여하는 게임 잼 등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