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젠이 베트남에 해외 생산거점을 마련한다. 하노이 인근 흥옌(Hung Yen)에 드론 생산공장을 짓는다. 현지 산학 협력과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염가에 토지를 대량 분양 받는다. 글로벌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공단 개발 사업에도 참여한다.
드로젠(대표 이흥신)은 지난 주말 흥옌성 정부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공장 부지 제공에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합의는 이흥신 드로젠 대표, 육동창 드로젠 홍콩 대표, 응유옌 번 퐁 흥옌성 주석 간에 이뤄졌다. 1~2개월 내 양해각서(MOU) 교환과 계약서 작성 등 서류 작업을 마치고 연내 공단 개발을 시작한다. 현지 방송은 한국 기업과 흥옌성 협력 소식을 뉴스로 다뤘다.
흥옌성은 하노이와 인접한 요지다. 드로젠은 현행 시세 절반인 1㎡ 당 28~29달러 선에서 토지를 제공 받는다. 흥옌성은 도로, 전기, 수도 등 기반 시설을 갖춰 토지를 제공한다. 드로젠은 이 땅에 생산 공장을 짓고 공단 개발에 참여한다. 1차로 50만㎡ 부지를 개발하고 향후 개발 부지를 넓히기로 했다.
드로젠이 직접 사용할 토지는 약 4만㎡다. 토이드론과 농약살포 드론을 만드는 공장을 짓는다. 올해 10월 착공해 내년 상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흥옌 공장은 드로젠이 해외에 처음으로 마련하는 대량 생산 기지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거점이다.
드로젠이 직접 사용하는 4만㎡ 외 나머지 부지는 흥옌성 정부와 공동 출자한 합작사가 분양권을 갖는다. 이번 합의가 이행되면 드로젠은 글로벌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현지 공단 개발에도 참여하게 된다.
흥옌성 정부가 파격적인 조건에 한국 드론 기업을 유치한 것은 방제 드론 수요와 기술 이전 조건 때문이다. 베트남은 국토 대부분이 농업 지대여서 농약 살포용 드론 수요가 높다. 하지만 자체 기술, 생산 역량이 부족하다.
드로젠은 내년 말부터 방제 드론을 현지 생산하고 개발 과정에 현지 대학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산학 협력을 통한 기술 이전, 현지 인력 채용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흥옌성 정부는 첨단 기술 산학 협력을 계기로 기술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방제 드론은 지금까지 회사가 제조해온 레이싱·토이드론과는 다른 산업용 드론이다. 기체 설계와 디자인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수요는 높다. 중국 DJI도 취미·촬영용 드론으로 시작해 농약살포용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드로젠은 베트남에서 농약살포 드론을 생산·유통하는 일괄 체계를 갖춘다.
이흥신 드로젠 대표는 “올 상반기부터 베트남 현지 생산 공장 부지를 찾기 위해 흥옌성과 접촉하다 협력 폭을 넓히게 됐다”며 “흥옌성 정부의 하이테크 분야 협력 의지가 강해 파격적인 조건에 필요 이상의 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