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페이브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드래곤, 더 키드(Dragon, the kid)`가 2018년 여름 중국, 독일, 한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드래곤, 더 키드`는 한국, 중국, 독일이 합작해서 만들지만 저작권은 국내 제작사가 갖는 최초 사례다.
페이브 엔터테인먼트(대표 정치광)는 지난 15일 서울 대학로 한국콘텐츠 진흥원 콘텐츠 코리아 랩에서 중국, 독일, 한국 공동제작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드래곤 더키드는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주도권을 갖고 글로벌 영화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다. 저작권은 `드래곤, 더 키즈`를 기획한 국내 제작사가 갖는다. `드래곤, 더 키즈` 제작비는 1000만달러(약 113억원)로 독일 영상 제작·배급사 Ffp패밀리가 30%, 중국기업 3D애니매직스(Animagics)가 50%를 투자한다. 대신 영화 수익을 독일, 중국 기업과 나누는 구조다. 페이브 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내 유통배급을 위해서 이미 SMG, 카쿠채널 등과 협의를 마쳤다.
정치광 페이브 대표는 “중국기업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투자할 때는 중국이 저작권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드래곤, 더 키드 저작권은 국내기업인 페이브 엔터테인먼트가 갖는다”며 “국내기업이 영구적인 저작권료를 받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제작비가 100억원 이상 들어 국내 시장만으로는 이윤을 내기 어렵다. 세계시장 개봉을 목표로 해야 되지만 대부분 중소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재정이 열악해 세계 무대를 넘지 못했다. 정치광 대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너무 작아 국내 제작사는 중국, 독일 등 외국과 전략적인 협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재도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화에는 중국, 한국 등 세계 각국 문화가 녹아있어 글로벌 개봉의 걸림돌인 문화적 이질감을 없앴다. `드래곤, 더 키즈`는 중국 소녀 `링링`이 용 `또또롱`과 서커스단을 탈출해 드래곤 아일랜드를 찾아가는 탐험을 다룬다. 주요 시장인 중국을 사로잡기 위해 영화에서는 중국인 소녀가 주인공이며, 중국 대표 동물인 용과 팬더가 나온다. 국내 시청자에게도 낯익은 장면이 많이 나온다. 드래곤 아일랜드는 제주도가 배경이다. 국내 동요가 OST로 나올 예정이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다수의 동물들은 각국 언어를 사용해 재미를 선사한다. 용과 팬더는 중국어를, 호랑이는 한국어, 독수리는 영어, 곰은 독일어를 사용한다.
영화 제작도 세계 각국 인력이 참여한다. 시나리오와 제작은 정치광 대표가 맡는다. 정 대표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2011년 중국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중국에 간 로라의 별`을 제작했다. 기술감독은 디즈니, 픽사 출신으로 `아이언맨3` `트랜스포머`의 비쥬얼 슈퍼바이저를 담당한 로버트 호프마이스터(Robert Hoffmeister)다. 영화 전반을 책임지는 영상은 한국과 중국 애니메이터들이 맡는다. 정 대표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해 극장용 애니메이션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조했다. 영화는 3D 극장판과 가상현실(VR) 영상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진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