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7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수출할 물건이 없어 수산물을 수출하던 때, 구로공단 여공들이 야근을 하며 해외에 팔 의류를 만들던 시기를 거쳐 무역 1조달러, 수출 6대 강국의 지위에 올랐다.
무역협회는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가 무역 강국 지위에 오르는 데 적지않은 힘을 보탰다. 세계 각국의 정보를 확보했다. 기업의 크고 작은 해외 진출에 자문을 하고 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했다. 서울 한복판에 코엑스와 도심공항 등을 갖춰 수출 산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무역규모는 정체 상태다. 주요 대기업 산업기지의 해외 이전에다 부쩍 몸집을 키운 중국의 도전에도 직면했다. 한 단계 추가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해졌다.
협회는 `디지털 무역`을 새 키워드로 꼽았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춘 정보통신기술(ICT)과 무역 노하우를 결집해 온라인·모바일 분야에서 수출의 활로를 개척하자는 접근이다. 디지털 무역은 일반 수출과 수입에 비해 지역이나 국경의 경계를 받지 않는다. 직거래고 유통단계가 간단해 중소기업도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미 소비자거래(B2C)의 중심은 온라인과 모바일로 넘어왔다.
유통 채널 점검과 함께 본원적 산업 경쟁력 강화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대표적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의 위축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고도화를 통한 수출 산업화가 시급하다.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같은 융합형 산업은 물론이고 한류 콘텐츠까지 수출 사업으로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정체가 아니라 뒤처지는 시대다. 70살은 고희다. 뜻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아직은 안주보다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늘려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