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경북 성주를 찾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부 입장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군민들이 황 총리에게 물병과 계란을 던지고, 버스가 군청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주위를 둘러싼 채 4시간 넘게 대치하면서 파행이 계속됐다.
황 총리는 헬기를 타고 경북 성주 군부대에 도착해 사드 배치지역을 둘러본 뒤 오전 11시께 성주군청을 찾았다.
황 총리는 “여러분들에게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핵 도발을 하고 있다”며 “국가 안위가 어렵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국가로서 이에 대한 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다시 한 번 충분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황 총리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사드 배치를) 할 수가 없다. 하지 않겠다. 안전에 우려되는 일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반발한 일부 성주 군민들이 황 총리를 향해 물병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하며 연설이 중단됐다. 황 총리 일행을 향해 물병 수십 개와 계란, 소금 등이 날아들었다.
상황이 악화하자 황 총리 일행은 군청사 안으로 급히 철수했다. 주민 수십 명도 청사 안 진입을 시도해 정문 앞에서 경호원 등과 수 분간 몸싸움이 일어났다.
오전 11시 40분께 군청과 붙어있는 군의회 건물 출입문으로 빠져나온 황 총리 일행은 미니버스에 올라탔으나 바로 주민들에게 둘러싸였다. 주민들은 5시간이 지난 오후 4시 30분 경까지 버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주위를 둘러싸며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4시 30분께 성주 주민 대표 4명이 버스 안에서 총리와 면담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