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에 도전한다. 라인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IT 본고장`에서 제2 라인 신화를 이어간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15일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미와 유럽은 꼭 한 번 도전해야하는 꿈의 시장이고 네이버 브랜드가 한 단계 도약하는 도전의 장”이라며 “라인 다음으로 제가 회사에 기여하는 방법은 그쪽 시장에 나가 다시 준비하고 기회를 찾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어느 정도 투자도 필요할 것 같고 이사회 승인을 잘 받기 위해 사업계획을 잘 짜야한다”며 “북미 시장은 시간이 어마나 걸릴지 모를 일이지만 누군가 가서 도전하고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디딤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인 상장으로 쌓은 글로벌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제2, 제3의 라인 신화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라인은 14일(이하 현지시각) 뉴욕 증시, 15일 도쿄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이 의장은 “라인 상장이 네이버에게도 많은 변화를 준다”며 “위험을 감수하고 해외로 나가는 과감한 도전으로 성공하는 첫 사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메신저 초기 북미와 유럽에서 놓친 기회에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왓츠앱 등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했지만 거대 자본에 밀려 주도권을 내줬다. 라인은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성장했다. 이 의장은 “메신저 시장 초기 북미와 유럽에서 꽤 반응이 있었다”며 “그러나 거대 IT공룡 페이스북이 1등 사업자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시장 경쟁이 어려워져 우리가 주도권을 가진 나라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해외 사업 진출 어려움을 `집중`과 `절박함`으로 이겨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기술력 강화를 강조했다. 거대한 자본, 시장, 기술력을 내세운 미국·중국 거대기업과 맞서기 위해 잘하는 분야,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 의장은 “북미 유럽 시장을 공략하려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메신저 갖고 들어가기는 어렵다”며 “상장으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개발 역량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경 없는 인터넷 서비스는 혁신을 못하면 바로 도태되고 죽는다”며 “자금력, 인력 등 부족하지만 어떻게든 혁신에 집중해 생존해야 한다는 것은 의지 정도가 아니라 절박감”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향후 라인 사업 초기 때와 같이 북미와 유럽에서 시간을 보내며 사업에 몰두할 예정이다. 그는 “유럽이나 북미에서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려면 현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야한다. 해외에서 서비스를 문화화(현지화)하거나 개발자와 만나는 등 기회를 많이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