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속도내는 중국…韓 제조업 혁신 서둘러야

세계의 공장 중국이 스마트팩토리로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2~13일 지멘스차이나가 베이징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지멘스 인더스트리 포럼`은 공장 디지털화에 대한 중국의 열기와 의지를 실감케했다. 지난해 중국정부가 내놓은 `중국 제조 2025` 계획에서 10년 안에 제조업 강국 반열에 오르겠다고 천명한 것을 이뤄나가기 위한 움직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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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3일 중국 지멘스가 베이징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한 `지멘스 인더스트리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쇼케이스를 둘러봤다.

중국 기업은 디지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비즈니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중국 기업 절반 이상(56%)이 매출의 10% 이상을 디지털화에 투자했으며, 또다른 기업 10%는 매출 5분의 1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스마트팩토리 1만개 구축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조금 앞서나가고 있다며 방심했다가는 한순간에 따라 잡힐 수 있다는 위협을 느낄정도다.

`인더스트리 4.0으로 가는 길, 디지털 기업으로의 견인`을 주제로 열린 지멘스 인더스트리 포럼에는 2000명 이상 업계 전문가·고객사, 파트너사가 참석했다. 여기서 중국 제조업이 직면한 과제를 진단하고 글로벌 경제 변혁 속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실용적 로드맵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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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 헤르만 중국 지멘스 CEO는 지난 12일 베이징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지멘스 인더스트리 포럼`에서 기조연설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로타 헤르만 지멘스차이나 사장은 “디지털화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실감할 수 있다”며 “제조업이 변해가는 과정, 놀라운 패러다임 변화를 경험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디지털화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헤르만 사장은 “스마트 에너지·빌딩·이동수단 등 점점 더 연결돼 가는 세상에서 사물인터넷(IoT) 역할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며 “IoT는 기계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도록 도와 기존 제조 산업의 효율·생산성·확장성·유연성 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 시설, 교통시설, 공장과 같은 물리적인 환경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더해지면 생산 과정이 가속화될 뿐만 아니라 기기들이 생성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 과정 전체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이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비즈니스 결정, 생산 과정 보완 등 가치 있는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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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 헤르만 중국 지멘스 CEO.

그는 “디지털화가 최고조에 달한 지금 지멘스는 중국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제조업의 전력화, 자동화, 디지털화를 도울 예정”이라며 “지멘스의 전문성은 중국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생산 효율 향상, 품질 개선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르만 사장은 “지멘스는 똑똑한 제조 솔루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끊임없이 융합하는 인프라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지원으로 중국 제조 산업을 도와, `중국 제조`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잡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기조연설에 나선 스용 중국 기계산업정보연구소 부원장은 “중국은 디지털화로 압축되는 제조업 혁명에 동참하기 원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독일·미국·일본 등 선진 기술 국가들과 협업해 스마트 제조업 분야를 강화하는 데 돌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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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용 중국 기계산업정보 연구소 부원장은 지난 12일 베이징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지멘스 인더스트리 포럼`에서 기조연설했다.

그는 “제품의 기능·품질·가격에 대해 더욱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다양한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에 더해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기술 변화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용 부원장은 “기업 내부에서는 시장 세분화, 신소재, 생산·가치 사슬, IT 시스템 등 다양한 과제가 생겨나는 등 내외부적으로 점점 복잡해지는 환경에 대처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복잡성을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스마트 제조”라고 밝혔다.

그는 “제조 기반이 약한 중국에서는 과거의 시간·자원 소모적인 절차들을 먼저 정리하고 스마트 제조 기술을 도입해야 효율성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제조 산업 동화와 디지털화는 단순 기술 도입이 아닌 스마트하고 지능적인 전략의 일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스마트팩토리 구현 사례 설명도 이어졌다. 얀 모직 지멘스저머니 디지털팩토리사업본부 사장은 “자동차 제조사 마세라티는 신형 모델 `기블리(Ghibli)`를 더욱 빠르게 시장에 소개하고, 복잡한 생산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고객의 니즈에 맞게 유연한 차량 생산을 하기 원했지만 해답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점점 짧아지는 혁신 사이클(신차 개발 주기), 더욱 복잡해지는 차량 구조 때문에 빠른 제품 개발이 어려웠으며, 쉽게 변하는 시장 트렌드와 높은 생산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시장 상황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며 생산 공정의 에너지 및 자원 효율을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였다.

모직 사장은 “디지털화 솔루션 도입 후 마세라티는 신차 시장진입 시간을 30개월에서 16개월로 단축하고 제품 개발 시간을 30% 단축하는 데 성공했고, 27개 버전과 13가지 색상, 295개의 옵션으로 제공 가능한 유연한 차량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일한 자원과 에너지를 활용해 3배 가량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기존 마세라티 공장에 두 개의 신규 조립 라인까지 통합시켜 생산성·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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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 지 밍 중국 지멘스 이사가 `지멘스 인더스트리 포럼` 쇼케이스에서 공장 자동화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 제조 2025= 30년에 걸쳐 글로벌 제조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수립한 장기 계획의 첫단추다. 1단계(2015~2025년)에는 제조업 수준을 독일·일본 수준으로 높여 세계 제조업 2강 대열에 진입하고, 2단계(2025~2035년)에는 중국 우위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견인하고, 궁극적으로 3단계(2035~2045년)에는 주요 시장에서 세계 시장을 혁신적으로 선도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정부는 제조업 혁신을 위해 △정보 통신기술 △제어 장비 및 로봇 △우주항공 장비 △해양 엔지니어링 설비 및 선박 △철도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 설비 △신소재 △바이오 등 10대 산업의 구조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10년은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이노베이티드 인 차이나`, 즉 속도 중심에서 품질 중심으로, 중국 제품에서 중국 브랜드로 변화를 꾀한다.


베이징(중국)=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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