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재료만 고집해 온 한국 배터리산업에 새로운 역사를 쓰겠습니다.”

독자개발 공기아연(Zinc·Air) 이차전지 출시를 앞둔 류병훈 EMW에너지 대표의 야심찬 포부다. EMW는 지난 2006년 공기아연전지 개발에 뛰어든 후 2015년 일차전지 상용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충·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까지 연내 출시한다. 류 대표 주도로 전문 개발조직까지 꾸리며 10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만 50~60억원에 달한다. 당장 수익이 없는 사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현실을 고려하면 CEO 의지가 아니라면 불가능했다.
류 대표는 “충·방전 사이클이 100번 이상 가능한 공기아연 이차전지를 3분기 내 출시하고, 내년 초엔 이 전지를 탑재한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내놓을 것”이라며 “공기아연전지는 폭발성이 전혀 없는데다, 가격도 기존 이차전지에 비해 20% 수준이라 인류의 에너지신산업 성장을 견인할 또 하나의 핵심 분야다”고 말했다.
충·방전 사이클은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떨어지지만, 값이 싼 전지 모듈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있다는 설명이다.
공기아연전지는 공기 중 산소와 전지 내부 아연이 반응하며 전기를 만드는 원리로, 음극으로 아연금속을 양극으로는 공기 중 산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높다. 반면, 전지 내부가 음극으로만 구성돼 폭발·인화성 우려가 전혀 없다. EMW는 낮은 온도와 습도 탓에 공기를 일정하게 공급받지 못하는 단점을 자체 산소층·백금 촉매기술로 극복하며, 최근 100만달러 규모 일본 수출 계약까지 따냈다.
류 대표는 배터리용량 20㎾h급 ESS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공기아연전지 강점을 시장에서 입증 받은 후 신재생에너지용 등 다양한 ESS 수요까지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류 대표는 “독일 바스프나 미국 아로텍·일렉트릭퓨얼 등도 공기아연전지 기술을 일부 갖고 있지만 군용 시장 말고는 민간 시장까지 넓히지 못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군용 제품뿐 아니라 국내외 전문 ESS 업체와 협력해 다양한 현장에 적용한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아연전지 원천 기술을 활용한 미래 이차전지 개발 로드맵도 제시했다. 류 대표는 “폭발성이 없는 공기아연전지 강점을 살려 전기차 제작사와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도 추진 중”이라며 “최근엔 공기아연전지 보다 에너지밀도가 뛰어난 실리콘전지 원천 기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에 집중하면서 전력·에너지 신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핵심 부품인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