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기업공개(IPO)라는 대형 이벤트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해진 네이버 의장까지 움직이게 했다. 이 의장은 라인이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15일 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 `각(閣)` 언론설명회에 참석한다. 이 의장이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것은 2014년 6월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이후 2년 만이다.
라인은 이 의장이 오래 전부터 꿈꿔 온 글로벌화의 눈에 띄는 결과물이다. 이 의장은 네이버의 국내 성공에 안주하기보다 해외에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2013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 행사에서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 갈 것을 분명히 했다.
15일 언론설명회에서도 해외 진출을 향한 중단 없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라인의 가장 큰 경쟁자로 `위챗`을 운영하는 중국 텐센트를 꼽은 이 의장이다. 그의 설명대로 `우수 인재도 많고 돈도 많은` 중국 업체는 한국 기업에 두려운 상대다. 텐센트는 물론 구글, 페이스북과 경쟁해야 하는 해외 시장에서 라인은 도전자일 뿐이다.
이 의장은 2013년 간담회에서 “위챗, 페이스북, 구글 등 엄청난 회사들이 대규모 자금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우리가 얼마나 잘 싸울지 두렵기도 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우리 기업이 내놓은 글로벌 서비스로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고, 미·일 증시에 상장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다. 다만 이것이 성공의 종착점은 아니다. 이 의장 역시 라인 상장을 자축하기보다는 향후 과제를 화두로 꺼낼 것으로 보인다. 라인이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을 아우르는 진정한 글로벌 서비스로 도약하는 것이 이 의장의 청사진에 담겨 있을지도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이 의장의 평소 스타일을 감안하면 라인 상장을 화려하게 포장하거나 과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라인 상장을 또 다른 성공 발판으로 이어 가기 위해 어떤 구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며 예의주시했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