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래피를 이용해 새로운 개념의 광학기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금까지 100㎚급 광초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억원이나 되는 근접장 현미경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저렴한 페인트와 홀로그래피 필름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박용근·조용훈 물리학과 교수와 이헌 고려대 재료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빛의 산란을 제어, 다기능 광학 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개발(R&D) 책임자인 박용근 교수는 지난 4월 세포를 실시간 3D로 관찰할 수 있는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 큰 관심을 끌었다. 박 교수는 의광학 분야 전문가로, 토모큐브 최고기술경영자(CTO)도 겸하고 있다.
박 교수는 “빛의 굴절을 얻기 위해 유리를 깎거나 플라스틱 성형, 줄무늬 패턴 등을 만드는 방법(DOE)을 전혀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빛의 굴절을 제어할 수 있다”면서 “제어에 쓰이는 홀로그래피 필름은 저렴한 고분자 소재여서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 기술로 향후 편광 제어나 100㎚급 초고해상도 영상 구현, 반도체 제작용 리소그래피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리소그래피에 사용하면 기존의 패턴 크기보다 3분의 1~4분의 1정도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리소그래피 공정에서 패턴이 작을수록 반도체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이 기술로 투과된 빛의 진폭, 파장, 편광뿐만 아니라 기존 광학계 기술로는 접근이 어려운 근접장 성분까지도 제어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나노 분야 학술지 `ACS 나노` 온라인판(6월 29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종찬 연구원(KAIST 물리학과 석·박사통합과정 4년차)은 “관련 기술은 광학 기기를 제작하는 원천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향후 리소그래피, 광통신, 바이오 이미징 기술 등 빛이 사용되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