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시장인 한중일 앱 시장에서는 각 영역을 장악한 기업이 많아 직접 경쟁으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접근법을 시도해 이용자를 확보해야 합니다.”
다키자와 다쿠토 앱애니 한국 일본 사업 총괄은 동북아 앱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트렌드 변화의 틈새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선진화된 시장이다 보니 기존 경쟁업체가 이미 자리를 굳혔다. 같은 전략으로는 이기기 어렵다. 다쿠토 총괄은 “같은 분야 앱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야 성공이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개발한 동영상 채팅 앱 `스노우`가 대표적이다. 이미 카메라 기능이나 의사소통 기능을 제공하는 앱은 많다. 일본은 라인, 한국은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10대를 중심으로 즉흥적이고 재미를 강조한 의사소통 행태가 인기를 끄는 추세를 겨냥했다. 10초 내외 짧은 동영상으로 소통한다. 다양한 스티커와 필터로 재미있게 꾸민 뒤 메시지를 담아 전송한다. 전송된 동영상은 24시간 안에 사라진다.
스노우는 앱 시장 분석 기업 앱애니가 집계한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5월 한일 양국 1위를 차지했다. 6월 한중일을 중심으로 글로벌 다운로드 수가 3000만건을 돌파했다. 다쿠토 총괄은 “올해 상반기 한일 양국에서 가장 인기를 끈 앱은 스노우”라며 “젊은 세대는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과 수단을 선호해 신규 앱 개발자에게 좋은 진입 지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쿠토 총괄은 향후 앱 시장 성장은 결제 관련 앱이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소비자 중심 산업 모바일 재편을 가속화하고 다양한 산업 간 연결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게임 앱이 대부분 매출 상위권을 차지한다. 여행, 배달, 패션 등 비 콘텐츠 앱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제 시스템이 완비돼야 한다. 음악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쿠토 총괄은 “지불 시스템이 모바일 산업 전반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 은행이 개방적이고 토스 같은 앱으로 다양한 이체방식을 사용해 핀테크 분야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변화 속에서 기회를 잘 포착하려면 개별 시장 상황 파악도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 앱 시장만 해도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배달 앱은 일본에서 문화적 이유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한국은 통합 멤버십 포인트 앱이 인기가 많지만 일본은 개별 기업 멤버십 앱 인기가 높다. 유니클로 앱은 7월 10일 기준 일본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순위에서 25위, 애플 앱스토어 순위 29위를 차지한다. 국내 앱 개발자는 글로벌 진출을 계획할 때 지나치게 좋은 모바일 인프라 상황에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쿠토 총괄은 “한국에서 성공한 개발자라도 현지 앱 시장과 엄청난 간극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개발자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더욱 정확한 이해를 도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