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중국 스네일게임즈가 만든 모바일게임 `리니지2:혈맹`을 놓고 장고에 빠졌다. 모바일 MMORPG 성공 가능성과 몸값이 수직 상승하며 `리니지2:혈맹` 사업권 확보 경쟁이 벌어졌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테스트에 돌입한 `리니지2:혈맹`을 차지하기 위한 국내 게임업계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개발사 스네일게임즈 한국 법인(스네일디지털 코리아)은 물론 대형 플랫폼사까지 한국 서비스권 확보에 나섰다. 이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 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2:혈맹` 국내 서비스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혈맹`은 3분기 중국에서 정식 출시된다. MMORPG는 최근 모바일게임 최상위 매출을 차지하는 장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모바일게임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상반기 `헌터스어드벤처` 등을 배급하며 경험을 쌓았다.
헌터스어드벤처는 구글플레이 매출 70~80위권을 기록했다. 마케팅을 집중하지 않은 것 치고는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 내부 평가지만, 여전히 엔씨소프트 모바일게임 사업 역량을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배급 사업으로 경험을 쌓는 것은 좋지만 그 대상이 리니지인 것은 부담스럽다는 시선이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같은 퍼블리싱(배급)게임이더라도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리니지 모바일게임 서비스는 책임감이 배가 되는 일”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직접 손을 댔다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비교 상대가 있는 것도 껄끄럽다. 넷마블게임즈가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 `리니지2:아덴의새벽`은 올해 3분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넷마블게임즈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 모바일게임 개발, 서비스 경험을 가진 회사다.
`리니지` 시리즈는 엔씨소프트 핵심 IP다. 이 회사는 약 2년 전부터 꾸준히 리니지 시리즈 IP를 모바일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상품을 시장에 내놓지 않았다. 섣부른 결과물로 자사 IP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김택진 대표가 직접 나서 모바일게임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자체 제작한 `리니지 레드나이츠(RK)`를 서비스 할 예정이다. 기존 리니지 캐릭터를 재해석해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리니지를 경험하지 않은 세대를 겨냥했다. 이 외에도 `리니지온모바일` `리니지2레전드` 등 자체 개발 리니지 모바일게임을 제작 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개발 DNA가 강한 엔씨소프트는 자체 제작한 모바일게임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제일 좋은 시나리오”라며 “하지만 모바일게임 사업 노하우도 절실한 상황에서 결국 리니지2:혈맹 중국 성적에 따라 국내 서비스 의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