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댈러스 경찰 저격사건 당시 범인을 사살하는데 로봇을 사용한 것은 미 경찰이 로봇을 인명살상에 이용된 첫 사례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원격 로봇을 총격 용의자 제압에 사용한 것을 놓고 법적, 윤리적 논란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댈러스 경찰은 7일 댈러스 시내 엘 센트로 칼리지 주차장 안에 몇 시간 동안 숨어있는 저격범 마이클 존슨을 사살하는 과정에서 로봇 폭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저격범과 협상에 실패하자 폭발물 해체로봇에 C-4폭탄을 설치해 범인을 사살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서장은 “로봇을 이용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며 “범인은 로봇이 싣고 간 폭탄이 폭발하면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법당국, 보안회사, 로봇 제조사는 미 경찰당국이 인명살상에 로봇을 사용한 첫 사례로 미 경찰이 신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경찰은 위험물을 감지하고 해체하는데 로봇을 사용 중이다. 움직이는 팔과 마이크로폰, 카메라, 센서 등을 장착했다. 경찰은 로봇을 원격조종해 코너를 살펴보거나 위험물 탐지, 폭발물 해체를 한다.
마이클 로맥스 전 펜실베니아주 경찰은 “경찰은 로봇을 주로 은폐물 뒤 범인을 모니터링하고 범인과 통신하며 범인이 원하는 물건을 전달하는데 사용했다”며 “이번 건은 로봇이 인명살상에 사용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WSJ은 로봇을 인명살상에 사용하는 게 맞는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조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범죄학 교수는 “경찰은 자신을 보호하는데 살상용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 게 맞는 얘기지만 이번 사건을 볼 때 그런 주장은 현실에 맞지 않는 이상적인 주장이라는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세스 스타우튼 사우스캘리포니나 법률학 교수도 “로봇을 사용하는 게 위험이 적기 때문에 댈러스 사건으로 다른 경찰도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보다 로봇을 피의자 사살에 사용할 수 있다”며 남용을 우려했다.
7일 시위대 수백 명이 지난 5∼6일 루이지애나와 미네소타에서 경찰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4명의 총격범이 경찰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해 경찰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으며 시민 2명도 부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