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드론 레이싱 대회 `D-1 그랑프리`에서 유인 드론 시연이 펼쳐진다. 유인 드론이 국내에 시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초로 시연되는 유인 드론은 비행제어장치(FC)와 구동 모터까지 모두 국산 기술로 만들어졌다.
드로젠(대표 이흥신)은 오는 24일 인천 문학 주경기장에서 치뤄질 `D-1 그랑프리` 본선 이벤트로 축소판 유인 드론 시험 비행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시연에 사용될 기체는 18개 모터로 구동하는 `볼로콥터` 형태다. 최종 개발 목표의 5분의 1 수준인 90~100㎝ 크기(대각선 직경 기준)로 제작됐다. 적재 하중은 20㎏ 정도다. 전문 조종사가 20㎏ 적재물을 싣고 드론을 띄울 예정이다.
유인 드론은 사람을 태우고 비행할 수 있는 대형 비행체다. 적재 중량이 높아 민수용 드론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4모터 시스템 쿼드콥터로는 구현이 어렵다. 12~18개 고효율 모터를 장착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들 모터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고성능 FC가 핵심 부품이다. FC는 모터 구동과 비행 자세를 제어하는, PC 메인보드 같은 부품이다. 사람이 타는 비행체인 만큼 기체 내외부 디자인도 중요하다. 구동계인 모터와 변속기는 효율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우천 시에도 전기적으로 안전한 고효율 경량 모터, 높은 암페어를 견딜 수 있는 고신뢰성 변속기가 필요하다.
드로젠은 국내 모터 제조사 네덱과 손잡고 국내 최초 민간 유인 드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드로젠이 FC 개발과 기체 디자인, 네덱이 모터 개발을 맡는다. 드로젠은 국산 스포츠 드론 제조사로 자체 FC 설계 역량을 갖췄다.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FC `PIKAIA 1` `PIKAIA 2`를 자체 개발했다.
프로젝트 첫 중간 성과 시연장으로 `D-1 그랑프리`를 택했다. D-1 그랑프리는 전자신문과 드로젠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드론 레이싱 경기다. 총 상금 1억원이 걸렸다. 22일부터 예선 경기를 시작해 24일 본선 및 결승을 치른다. 일반인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드론 마니아가 모이는 축제의 장에서 개발 로드맵을 공유하고 관심을 모으는 게 목적이다. 미래형 드론 개발 사업에 함께 참여할 파트너도 찾는다. 순 국산 기술로 유인 드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드로젠 관계자는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유인 드론 개발 사업의 첫 단계로 축소판 기체를 시연할 계획”이라며 “유인 드론의 기동 원리와 디자인을 선보여 개발 계획을 알리고 기술력 있는 파트너사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