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마법. 단순하고 친숙한 이름이다.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면 `옛날 옛적부터` 빠지기 힘든 필수 요소다. 게임도 이름만큼이나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향수를 자극한다. 게임을 실행하면 어디서 많이 본 인터페이스가 펼쳐진다. 대화창에는 길드원(팀원)을 구하거나 아이템을 사고파는 대화가 오고간다. 나와 같은 캐릭터가 여러 명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PC방에 온 느낌마저 든다.
모바일에서 MMORPG 핵심 콘텐츠 구현에 힘썼다. 오픈 필드, 길드, 펫, 탈 것, 결혼 시스템, 월드보스 등을 구비했다. 이용자 간 아이템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거래소도 존재한다. 1000명 이상 대규모 이용자가 동시 접속해 즐기는 `500대 500 전투` `3대 3 PVP` `대규모 영지전` 등 실시간 대결이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했다. 실시간 음성 채팅 등 커뮤니티 시스템은 협동 플레이 재미를 배가한다.
워리어, 위저드, 로그, 댄서 등 기본적으로 네 가지 직업으로 나뉜다. 직업별로 고유한 기술이 있으며 30레벨에 도달하면 각각 2개의 신규 직업으로 전직해 더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한다. 협동이 강조되는 게임 특성상 각 직군별로 파티를 짜 행동하는 것은 필수다.
익숙한 장르와 소재지만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것은 새롭다. MMORPG 장르는 20년도 더 됐지만 모바일과 접목한 시도는 많지 않았다. 모바일 RPG는 대부분 스테이지 단위 소규모 전투로 세분화됐다. 완료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하는 맵 간 이동이 주류를 이룬다. 자동전투 시스템으로 개인화된 캐릭터 성장에 초점이 맞춰진다. 검과 마법은 드넓은 맵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한다. 레벨이 오를수록 혼자 하는 전투보다 단체전에 몰입하도록 이끈다.
국내 MMORPG 이용자에게 친숙함으로 다가간다. 실제 출시 뒤 11일 만에 구글 플레이 다운로드 100만 건을 넘었다. 원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모두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모바일 게임 발전 속도가 무섭다. 가수 태연을 이용한 콘텐츠도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업데이트나 다운로드 시 나오는 태연 노래가 지루함을 줄여준다.
모바일에서 구현한 고품질 3D 그래픽도 눈길이 간다. 게임 안에 쉐이딩 기술을 적용해 실감나는 분위기를 구현했다. 360도 조절되는 자유 시점으로 게임을 즐기면서 배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더했다. 캐릭터 모습을 좌우는 물론 위아래로 조절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기후변화 시스템이 적용됐다. 모든 맵에 시간이 설정돼 낮과 밤 표현도 가능하다. 계절과 기후 변화도 구현했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나 사막 아침 햇살 등 풍경을 스크린샷으로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색감이나 톤은 중국 특유 이국적 느낌도 묻어난다.
고사양이다보니 최적화 부분은 업데이트마다 지속적으로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기존 모바일 RPG같이 이동 중에 즐기기보다 콘센트가 옆에 있는 침대가 더 어울려 보인다.
검과마법은 모바일에서도 하드코어 MMORPG 성공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현재 성적을 고려하면 유사한 장르에 도전하는 국내 업체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PC 전유물인 MMORPG가 모바일로 넘어가는 판을 깔아줬다.
한줄평: 모바일 RPG도 온고지신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