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성장 정체에 있는 국내 가전양판점이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하반기 신규 매장 확대에 나선다. 고객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체험형 명품관을 늘리고, 온라인과 연계한 판촉도 강화한다. 지난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선 가전유통 업계가 올해 외형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하반기에 신규 매장을 대폭 늘린다.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LG베스트샵은 매장 수는 큰 변동이 없지만 매장을 체험 위주의 프리미엄 전시관으로 바꾸는 데 주력한다.
가전양판점 업계 1위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숍인숍 매장 안정화와 취급 품목 확대에 주력하면서 4개 매장을 늘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들이 안정된 만큼 올해는 신규 로드숍 출점을 늘려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상반기에 경기 남양주 별내점, 경기 수원 동탄2신도시점 등 신도시 위주로 4개 매장을 신설했다”면서 “하반기에는 부산과 대구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15~20개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 매장을 설립하면 지난해까지 440개이던 롯데하이마트 매장 수는 460개 이상이 된다. 매장마다 취급 품목을 늘리고 있어 가전 외에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면서 지역 쇼핑 중심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전자랜드도 올해 신규 매장 출점을 늘리고 있다. 전자랜드는 상반기에 이전을 포함해 3개 매장을 신설했고, 하반기에도 3~4개 매장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전자랜드는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모바일 시장 공략 강화와 온라인 영업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디지털프라자와 LG베스트샵은 매장 수에서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삼성디지털프라자는 520여개, LG베스트샵은 500여개 매장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신규 매장 확대 대신 기존 매장을 전시와 판매 중심에서 체험형 매장으로 바꾸는 작업에 주력한다.
LG베스트샵 관계자는 “신규 매장을 설립하는 곳이 있지만 문을 닫는 곳도 있어 총 매장 수 변동은 거의 없다”면서 “주요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체험 중심의 쾌적한 프리미엄 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전양판점 업계가 지난해와 달리 매장 확대에 나서는 것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부터 신세계가 초대형 체험형 매장 `일렉트로마트` 설립에 나선 것도 가전양판점의 성장성을 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전양판점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제품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과 모바일과 연계해 구매할 수 있는 접점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일본의 대형 가전양판점이 부활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가전매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