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지금까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 여파로 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고 이에 따라 채권 투자가 유리하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상무(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브렉시트로 이후 채권 시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브렉시트로 인해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출렁였지만 지금까지의 여파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유 상무는 “브렉시트는 예전부터 알려진 이벤트이고 은행 섹터도 큰 움직임이 없어 전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었다”며 “여기에 미국이 태풍의 중심에 없었다는 것도 영향력을 축소시키는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는 향후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었다면 브렉시트는 이미 몇 년전부터 논란이 된만큼 충격이 생각보다는 적었다는 것이다. 또 단기 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 섹터도 큰 움직임 없었다. 심지어 영국 로이드 은행이 발행한 양키 본드는 발행 물량보다 6배 가량 많은 자금이 몰려 채권 금리보다 가격이 10bp 높게 책정됐다.
그렇다고 전 세계가 브렉시트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각 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통한 정책적 대응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AB자산운용은 최근 2017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2.9%에서 2.6%로 0.3%p 낮췄다. 다만 영국은 2.1% 성장에서 0.9% 성장으로 크게 하향조정했다.
유 상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 정책이 완화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뒤로 미룰 것”이라며 “호주, 일본, 우리나라 등도 저금리 기조를 연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의 지속은 채권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조언했다.
특히 각 국의 금리가 같이 움직이던 예전과 달리 각 나라별로 상이하게 움직이는 디커플링 상태에서는 캐리트레이드를 통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투자 전략이다.
다만 그는 채권 투자를 하더라도 국채와 크레디트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신용 바벨 전략’을 권했다. 국채와 크레디트 채권은 같은 채권이지만 크레디트 채권은 주식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성격이 상반된다.
유 상무는 “브렉시트 같은 악재가 있을 경우 국채 가격이 올라가고, 크레디트 채권 가격은 쉽게 올라가지 않고 시장이 안정되면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크레디트 채권 가격이 올라간다”며 “변동성 장세에서 국채와 크레디트 채권은 둘의 단점을 보완해주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