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책 없는 미세먼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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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봉균 기자.

`서천화력 1·2호기 2018년, 삼천포화력 1·2호기 2020년, 호남화력 1·2호기 2021년, 보령화력 1·2호기 2025년`. 정부의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기 일정이다.

국가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본다. 노후발전소가 발전효율은 떨어지고 온실가스 등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많아지니 운영하는 것보다 문을 닫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그래도 뭔가 개운치가 않다.

우선 미세먼지 대책이라면서 석탄화력 폐기 일정을 제시했는데 과연 석탄화력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은 없다.

지금까지 석탄화력을 짓고 발전해 왔다면 수명이 언제를 기점으로 경제성은 떨어지고 오염 배출은 많아지는지 명확한 데이터가 있을 것이다. 이것부터 공개하고 이러저러하니 언제까지 폐기하겠다는 설명이 먼저다.

더 큰 문제는 정부 미세먼지 대책이란 게 명확한 근거가 없는 마녀사냥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젤차가 얼마나 미세먼지를 뿜어내는지 근거가 없고, 노후 디젤차를 폐차시키면 지원금까지 주겠다는 식의 대책이 정말 제대로 된 대책인지 되물어 볼 일이다.

디젤차로 향하던 손가락이 화력발전으로 향하니 이제 화력발전을 닫겠다고 나선 것도 촌극으로 비춰지는 이유다. 사람들이 숨을 내쉬면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니 숨을 쉬지 말라고 할 것인가. 언제까지 이런 비과학에다 국민을 무지몽매로 떠미는 대책으로 일관할 것인지 안타까운 일이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기한 이후 부족한 전력은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로 메운다는 것도 현실성을 놓고 분명히 따져볼 일이다.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 낸 전력이 석탄화력 발전만큼 안정성 있는 전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실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무턱대고 스위치를 내렸다가 전력 위기라는 재앙이 닥치지 않을지 검증에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책이란 것이 당장 피하고 보자는 식이 많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명확한 대책이 없는 것이 미세먼지보다 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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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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