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CL그룹이 국내 소재·부품업체 상보에 1억달러(1155억원) 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상보는 5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리둥셩 TCL 회장이 동석한 가운데 `TCL타이동시화투자(TCL타이동투자)`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TCL타이동은 TCL그룹과 타이동그룹이 합자한 전자부문 투자회사다.
상보 관계자는 “상보 중국 법인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한국에 투자를 하는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1억달러 투자액은 5일 기준 상보 시가총액 1126억원을 상회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분참여에 따라 기업구조 자체가 변할 수 있는 계약”이라며 “잠재적 기업가치를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라고 평가했다.
상보는 지난해 중국 저지앙성 수저우시에 광학필름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지난해 국내 김포공장 생산라인 3개를 중국 공장으로 옮겼다. 올해 상반기 3개 라인을 추가로 옮겨 라인 6개를 본격 가동 중이다. TCL을 포함한 중국 TV 제조업체에 광학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상보 관계자는 “TCL 투자로 디스플레이 소재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확대하고 글로벌 판매망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를 넘어 신기술을 활용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이번 협약 목표”라고 했다.
TCL그룹 지난해 매출은 18조원을 기록했다. 고용인원은 7만명이 넘는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자회사 TCL미디어는 지난해 LCD TV 1734만대를 팔았다. 세계 시장점유율 5.5%로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중국 가전조사업체 중이캉(CCM)은 TCL 중국 내 TV 시장 점유율을 14%로 집계했다. 중국 내 3위다. 지난해에는 휴대폰 8355만대를 출하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상보는 중국 TV 제조업체에서 퀀텀닷 필름 납품 초도물량을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이르면 이번 달에 공급한다. TV 3000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상보 관계자는 “초도 물량이라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며 “신뢰성이 입증되면 점차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상보는 퀀텀닷 필름을 만드는 핵심 소재인 퀀텀닷과 배리어(Barrier) 필름을 자체 생산한다. 카드뮴계 퀀텀닷 합성기술을 확보했다. 퀀텀닷은 빛을 내는 퀀텀닷 코어와 코어를 감싸는 쉘로 나뉜다. 퀀텀닷 중심(코어)에 카드뮴셀레나이드(CdSe) 등 카드뮴계 물질을 사용한다. 황화아연(ZnS) 등으로는 껍질(쉘)을 만든다.
퀀텀닷 필름은 배리어 필름 두 장 사이에 퀀텀닷 입자를 넣어 만든다. 퀀텀닷 입자는 공기와 수분에 민감하다. 산소투과도, 수분투과도가 낮은 배리어 필름이 퀀텀닷 입자를 산소와 수분에서 보호한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