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한국형 알파고 개발 착수…민간 전문가 대거 참여

우리나라가 한국형 알파고를 개발한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바둑계, 언론, 학계 공동으로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고도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년 안에 구글 알파고 수준의 AI 바둑프로그램을 만든다. 민간 기관·기업 공동 AI 바둑프로그램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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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회 전자신문 ICT 바둑 대회`에 국산 바둑 인공지능 `돌바람`이 대국을 두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신문, KT, 한국프로기사회, 누리그림은 5일 전자신문사에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개발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들 4개 기관·기업은 누리그림 컴퓨터 바둑프로그램 `돌바람`을 AI 바둑프로그램으로 고도화한다.

전자신문은 AI 바둑프로그램 고도화를 위해 전체 기획을 담당한다. 민간 기관·기업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KT는 AI 바둑프로그램 고도화를 위해 하드웨어(HW)를 지원한다.

한국프로기사회는 기력 향상을 자문역을 맡는다. 한국기원과 사이버오로 기보를 활용한다. 전자신문과 이벤트도 기획한다. 누리그림은 돌바람 고도화 개발과 운용을 담당한다. 감동근 아주대 교수 등 학계 AI 분야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고도화 핵심은 전략망 구축이다. 임재범 누리그림 대표는 “전략망은 인간의 전략적 사고를 모방한 것”이라면서 “각 수의 의미를 파악하고 가장 중요한 방법을 찾아 계산을 집중시키서 효율화하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전략망은 기존의 딥러닝이나 몬테카를로 탐색에서 나타나는 실수를 최소화한다. 돌바람 탐색 공간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풍부한 KT 클라우드 자원도 고도화의 핵심이다. KT는 단계별로 돌바람 고도화 개발과 테스트에 충분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한다. 이문환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은 “장기 차원으로 알파고 수준 컴퓨팅 자원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 한국형 알파고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돌바람 AI 고도화 기간에는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양건 한국프로기사회장은 “돌바람 역량 향상에 맞춰 한·중·일 컴퓨터 바둑프로그램 대회 등 이벤트 개최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돌바람 AI 고도화는 국내 AI 연구 역량을 한 차원 높인다는 데 의의가 크다. AI 핵심인 신경망 개발에 가장 적합한 연구 방법이 바둑이다. 감 교수는 “신경망에서 특정 뉴런을 제외하면 대국에서 생각하지 못한 실수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제외된 뉴런 역할을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수를 대했을 때 학습하지 못한 상황 대처 연구도 가능하다. 바둑프로그램에 기반을 둔 다양한 AI 연구가 가능하다.

전자신문, 한국프로기사회, KT, 누리그림 등 민간 기관·기업이 AI 개발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중요한 의미다. 앞으로 돌바람 AI 고도화가 정부 AI 연구와 결합될 가능성이 크다. KT와 누리그림 협력은 ICT 분야의 대·중소기업 대표 상생 모델이다.

감동근 아주대 교수(한국프로기사회 자문위원)

-돌바람 AI 고도화는 어떻게 진행되나.

돌바람은 몬테카를로 방식 기반이다. 딥러닝을 추가 적용한다. 알파고와 달리 올바른 수를 찾기 위해 탐색 공간을 효율화한다. 예를 들어 여러 수 가운데 유·불리를 따져 무의미한 수는 버리고 가치 있는 수만 생각, 계산에 집중한다.

-돌바람 AI 고도화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충분한 컴퓨팅 하드웨어(HW) 자원이다. 개발 기간 단축에는 많은 HW 자원이 필요하다. KT 지원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딥러닝을 할 콘텐츠도 필요하다. 알파고가 16만 기보를 입력했다. 한국기원과 사이버오로 기보를 활용하면 콘텐츠는 충분하다.

-돌바람 AI 고도화 의미는 무엇인가.

바둑계 입장에서 새로운 도구를 마련한 셈이다. 인간이 두는 바둑 한계를 극복한다. AI 연구로는 특정 뉴런 역할과 학습되지 않은 대처 능력 등이 연구 대상이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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