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은 “합병뿐만 아니라 인수조차 불허한 공정위 판단은 케이블TV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 결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5일 공정위 결정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TV산업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고사위기에 몰아넣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날 CJ헬로비전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를 받았던 케이블TV가 유료방송 시장의 중심이 IPTV로 빠르게 이동하며 가입자 수가 지속 하락하고, `수익률 악화→ 투자감소→ 다시 가입자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공정위 판단은 케이블TV 사업자간 자율 구조조정을 막아 위기를 지연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궁극적으로 케이블TV 산업 내 선제적·자율적 구조조정을 통해 더 큰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판단한 공정경쟁 저해라는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은 1위인 KT(29.4%)가 2위 CJ헬로비전(14.8%) 보다 두 배가 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하면 거대 독점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양사 가입자를 합해 KT에 이은 2위에 불과하다는 게 CJ헬로비전측 설명이다.
오히려 양사의 합병이 불허됨으로써 KT 독주체제가 굳어져, 사업자간 경쟁촉발을 통한 서비스 개선의 기회가 저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공정위가 말하는 `권역별 시장점유율 합산에 따른 경쟁제한` 판단은 이미 IPTV 등 전국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 시장 흐름과도 전면적으로 배치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넷플릭스, 애플TV,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는 방송통신시장의 흐름으로 볼 때 매우 구태한 잣대이며, 이는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방송 산업의 규제 완화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의 늑장심사와 불허로 CJ헬로비전을 두 번이나 위기에 빠뜨렸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심사가 7개월 이상 장기화돼 CJ헬로비전은 △영업활동 위축 △투자 홀딩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 미래성장성이 모두 하락했다.
극도의 고용불안에 시달린 임직원이 이번 결정으로 다시 벼랑 끝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CJ헬로비전은 “피해를 온전히 CJ헬로비전이 감수해야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공정위 판단에 거듭 유감”이라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는 합리적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김원배 통신방송 전문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