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무효심판제도(IPR)가 앞으로 더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성훈 미국변호사는 최근 대법원 판례를 예로 들며 IPR 신청건수가 지금보다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IPR로 특허권자에게 불리한 판결이 자주 나오면서 특허침해 소송을 당한 기업이 IPR를 많이 활용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대법원은 `Cuozzo Speed Technologies, LLC v. Lee` 사건에서 전원일치로 IPR 특허 청구항 해석기준에 관한 유효 판결을 내렸다. IPR 심판 시 신규성이나 진보성을 판단할 때 청구항을 넓게 해석하는 특허청 기준을 인정한 것이다. 이 때 그 청구항에 해당되는 선행기술이 있을 확률이 올라가고 결국 신규성이나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특허가 무효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김 변호사 설명이다.
그간 미국 특허청은 특허를 심사할 때 청구항을 넓게 해석해왔다. 반면에 법원은 특허무효 소송 시 청구항을 좁게 해석했다. 특허청은 심사, 법원은 소송이라는 별개 영역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IPR는 특허청 담당이면서 그와 동시에 소송과 유사한 제도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일단락된 셈이다.
김성훈 변호사는 다만 소송 방어전략으로 IPR를 이용하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특허침해를 이유로 피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IPR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에 철저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IPR는 심판 신청 시 진행하는 일종의 준비서면(petition)에서 사실상 승부가 갈린다. 여기서 특허무효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심판 청구가 각하된다. 이 때 특허권자의 특허가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준비서면은 60쪽 안에 제한된 글씨크기와 장평 등 기준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분량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핵심 사실만 명료하게 작성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이 밖에도 대법원이 최근 항소법원 특허 판결을 뒤집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대법원은 제한적으로 판결을 내리는데, 최근 특허소송과 관련된 판결이 증가하면서 항소법원 판결을 뒤집는 사례도 덩달아 늘었다.
김 변호사는 “미국에서 특허소송이 핫 이슈”라며 “특허소송 건수는 정체기지만 판사 관심은 더 집중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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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진 IP노믹스 기자 mj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