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 따른 주력산업 위기 극복과 산업 구조 개편을 위해 업종별 환경과 특성을 감안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조적인 장기 불황과 일시적 불황 등 변수를 면밀히 감안해 상시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29일 세종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주력 산업 수출 부진은 세계 경기 부진과 중국 등 후발국과의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수출 부진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주력 산업 구조조정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력 산업 수출 부진 원인과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12개 주력 산업은 대부분 구조조정 과제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각 산업이 처한 대내외 환경은 모두 다르다. 업종별로 조선, 철강, 반도체 등은 산업 특성에 따른 구조적 장기 불황인 반면 일반기계, 섬유, 가전 등은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일시적 불황이다.
이와 함께 중국 등 후발국과의 경쟁 심화가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종에서 수출 부진 핵심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철강, 정유,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음식료 등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업종별로 처한 상황과 특성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구조조정이 가장 시급한 조선 산업은 시장 회복기를 가정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산업 경쟁력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세계 시장 변화와 기업경영 부실로 한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 석유화학, 정유 등 후발국 추격과 생산능력 확대 등으로 구조적인 시장 위축이 불가피한 산업은 해외생산 확대와 전반적인 생산능력 조정, 신사업 전환 추진이 시급하다. 또 경직된 노사관계 등 제도적 문제로 해외 생산이 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은 노사관계 개선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국내 생산 여건 악화나 경쟁 심화로 국내 생산이 위축되는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반도체 산업은 신제품 개발과 연구개발(R&D) 역할 강화로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 원장은 “중국이 대부분의 주력 산업에서 우리의 주요 경쟁 대상국으로 부상한 것이 현실이며, 시스템반도체 기술은 이미 중국에 뒤처졌다”며 “5년 후 우리가 중국보다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품목은 일부 고급 제품이나 핵심 소재, 부품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