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배우마다 인기가 다른데 연극 티켓 가격이 같으면 합리적일까? 좌석 등급별로 무 자르듯이 2만원 차이를 두는 게 맞을까?
이정갑 올윈 대표는 공동 낙찰 플랫폼 `올윈`을 `정의로운 커머스 플랫폼`이라고 소개한다. 회사 이름도 소비자, 판매자, 플랫폼 모두 이익을 본다는 뜻에서 지었다. 새로운 경매 시스템으로 상거래에서 상품 가치가 가격과 일치하지 않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다.
일반적 경매와 달리 최고가에 단 한 명이 상품을 구입하는 방식이 아니다. 공급자가 제시하는 가격 하한선과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가격 상한선을 설정한다. 소비자는 정해진 가격 범위 사이에서 원하는 가격으로 입찰한다. 상품 판매수량 만큼 공동 낙찰자가 나온다. 공동낙찰자가 제시한 가격 중 최저가가 공동낙찰가가 된다.
이 대표는 “10개를 판매하면 10번째로 높은 가격이 공동낙찰가가 된다”며 “낙찰자는 자기가 생각했던 가격과 최저 낙찰가와 차이만큼 더 큰 만족감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다수 소비자가 공동으로 가격을 만들면서 적절한 가격을 찾는다. 지금까지 공연 등 문화 상품 을 주로 다뤘다. 가격비교 상품과 달리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분야다. 환율, 계절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실시간 변화하는 시장 가치를 반영한다. 최근에는 차량공유 업체 쏘카와 협력해 BMW 미니 차종 이용권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이용하는지에 따라 차량 공유 가치도 달라진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문화 상품은 지금까지 관행에 따라 책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누구도 답을 내리기 힘든 상품군에서 명확한 소비자 지불의향 가격을 파악해 가치와 가격이 일치되는 효과를 노렸다”고 강조했다.
판매자도 보호받는다. 하한선 설정으로 판매자 손해를 방지한다. 플랫폼 입점 수수료도 없다. 최저가와 낙찰가 차익 중 일부를 가져간다. 기존 상거래 플랫폼은 가격 인하 경쟁 구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속 가격을 낮추기를 종용한다. 플랫폼, 판매자 모두 손해를 본다. 판매자가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원가를 낮추면서 소비자는 낮은 품질 제품을 제공받는다. 이 대표는 “기존 전자상거래는 주도권을 가진 플랫폼 업체가 가격 경쟁을 강조하면서 어느 누구도 이익을 보지 못하는 구조가 됐다”며 “판매자는 입점 수수료와 할인에 따른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상거래 업계에서 쌓은 경험이 창업 발판이 됐다. 이 대표는 1996년부터 15년 동안 TV홈쇼핑 쇼호스트로 일했다. 모순적 시장 구조를 체험하고 모두가 이익을 보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게 됐다. 올해 하반기 앱을 출시한다. 향후 부동산, 테마 여행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이 대표는 “국내 온라인 상거래 역사는 1995년 홈쇼핑, 2000년 종합 쇼핑몰, 2005년 오픈마켓, 2010년 소셜커머스 등 5년 간극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며 “올윈으로 상생하는 새로운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