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미국 신차품질조사에서 한국 자동차 업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그룹 출범 이후 정몽구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 제일주의` 원칙이 16년만에 통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22일(현지시각) 발표한 `2016 신차품질조사(IQS)`에서 33개 브랜드 가운데 기아차가 1위(83점), 현대차가 3위(92점)에 오르고 11개 차종이 수상하는 등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아차는 최근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 온 포르쉐를 제치며 한국 업체로는 최초로 전체 브랜드 1위를 달성했다. 포르쉐, 렉서스 같은 고급 브랜드가 아닌 일반 브랜드가 1위를 한 것은 27년 만에 처음이다. 제이디파워가 IQS를 시작한 1987년부터 일반 브랜드가 1위에 오른 것은 그동안 토요타(1989년)가 유일했으며, 기아차가 27년 만에 기록을 세웠다.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를 대상으로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차량 고객에게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평가하는 형태도 실시됐다. 100대당 불만건수로 나타낸 결과며,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는 미국 소비자 자동차 구매 기준으로 적극 이용될 뿐만 아니라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결과가 향후 판매 확대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차도 전년 대비 3위에 등극, 지난 2006년(3위)에 이어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2015년 기아차 2위, 현대차 4위). 21개 일반 브랜드 가운데에서도 토요타·쉐보레·폭스바겐 등을 제치고 기아차 1위, 현대차 2위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와 2위를 동시에 석권했다.
총 25개 차급별 평가에서도 11개 차종이 수상했다. 현대차 엑센트는 소형 차급, 현대차 그랜저(현지명 아제라)는 대형 차급, 기아차 쏘울은 소형 다목적 차급, 기아차 스포티지(구형)는 소형SUV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품질 향상 지속으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믿고 탈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며, 그 기본이 바로 품질”이라고 강조해왔다. 최근 정회장은 품질 안정화를 넘어 품질 고급화를 새로운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최근 `품질 표준(Q-Standard)`을 운영하고 현장에서 협력사와 함께 직접 품질을 검증하는 `품질 클러스터(Q-Cluster)`를 구축하는 등 품질 향상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도 글로벌 5위 자동차 업체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품질경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신차품질조사(IQS) 역대 결과
2016 신차품질조사(IQS) 결과(전체 브랜드 기준)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