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가 온라인 유료 비디오 콘텐츠에 지갑을 열고 있다. `태양의 후예` 등 한국 드라마콘텐츠가 유료화 정착에 한 몫했다.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온라인 비디오 시장이 유튜브가 아닌 넷플릭스 모델을 닮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 모델이 광고 기반 무료서비스인 유튜브와 달리 콘텐츠 유료화로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모델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는 최근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 인기 콘텐츠에 힘입어 유료 회원 수가 1년 전보다 4배 늘어난 2000만명을 돌파했다. 아이치이가 2011년 도입한 유료회원 서비스는 작년 6월만 해도 500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독점 공급한 콘텐츠가 히트하고 유명 배우가 광고모델을 맡으면서 유료 회원 수가 1년 간 4배나 급증했다. 아이치이는 유료 가입자에게 무료 이용자보다 앞서 광고 없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아이치이, 텐센트비디오, 유쿠 등 중국 동영상 사이트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드라마 판권을 확보하고 자체 제작 등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손실이 컸다. 대부분 업체가 적자다.
WSJ는 온라인 유료 시청자 증가는 중국시장 환경변화로 해석했다. 중국 사용자는 그동안 불법 무료 콘텐츠에 익숙했다. 콘텐츠 제작자와 유통업체가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구조였다. 콘텐츠 유료화 정착은 플랫폼 업체에 수익을 보장한다.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쓰는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는다. 광고에 의존하던 수익모델을 전환해 지속적으로 우수 콘텐츠를 확보하고, 차별화된 유료회원 서비스를 제공해 수입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 말 현재 중국 온라인비디오 유료가입자는 약 2880만명이다. 전체 가입자 5억400만명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하지만 매출 등이 점차 늘고 있다. 매출액으로 보면 유료가입자 매출은 전체 산업 매출(400억위안)의 13%를 차지, 전년보다 5.6% 늘었다. 향후 몇 년내 유료가입자 매출이 광고 매출만큼 중요한 수익모델이 될 전망이다.
업체들은 유료 사용자 확대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저작권 강화다. 아이치이는 약 100명의 불법콘텐츠 감시조직을 갖췄다. 불법 서버 운영자에게 콘텐츠를 지울 것을 요구하고 SNS 불법 콘텐츠 관련 글을 감시한다.
양샨동 아이치이 수석부사장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보다 효율적으로 불법콘텐츠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불 간편화도 유료화 확산 요인이다. 대부분 중국인은 신용카드가 없어 PC결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온라인에서 결제가 용이해졌다. 유료 사용자 증가 핵심은 콘텐츠다.
첸샤오 중국정치과학법률대 학생은 지난 2월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보기 위해 아이치이에 유료로 가입했다. 그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광고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